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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중의 꽃 작약화의 뿌리는 한약 중에서 중요한 약인 ‘피를 보한다’는 사물탕에 들어가는 약재다. 그 중에서 색이 좀 붉은 것은 적작약이라 하여 혈액을 정화하는 약재이고, 백작약은 보혈하는 대표적인 약재다.
우리나라의 약초꾼들이 ‘심봤다’를 외치는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산삼을 보았을 때이고, 두 번째는 골짜기에 가득 자생하는 산작약을 보았을 때다. 옛날에는 한 골짜기에서 캔 산작약으로 논 한 마지기를 산다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산에는 어디든지 산작약이 있다. 또한 작약은 정원이나 농토에 재배도 한다. 재배한 작약을 식작약이라고 하는데, 절대로 농약을 써서는 안 된다.
산작약은 보혈, 정혈을 하고 부인들의 뼈를 튼튼하게 하면서 생리를 정화시키는 데 명약이다. 50대의 부인이 내원하여 호소하기를 몸 전체가 아프지 않은 데가 없단다. 머리가 아프고, 목덜미·어깨가 쑤시고, 허리·다리근육이 당기고, 허리가 아프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며, 밤에 잠을 설치고 소화도 안 되고, 화기가 위로 올라오면 식은땀이 흐르고 만사가 귀찮고 짜증만 나며 한시도 편할 날이 없단다. 진찰을 해보니 골반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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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 꽃을 활짝 피운 산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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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염은 아이를 낳으면서 틀어진 골반이 회복이 안 되어 생긴다. 오랫동안 원상태로 회복이 안 되어서 골반내의 장기들이 원활히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여 이 모든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생기는 것이다.
여러 가지 증상이 복합되어 있어도 치료는 간단하다. 동의보감의 가미사물탕을 먹으면서 등산을 2개월만 하면 아무리 오래된 골반염도 낳는다. 이 부인의 경우는 작약이 주재료인 가미사물탕 1개월분을 먹고 그 많은 증상들이 씻은 듯이 다 없어지고 살맛이 나게 되었다.
한 처녀는 생리를 치를 때마다 심하게 앓았다. 허리, 배가 심하게 아프고 먹은 것을 다 토할 정도로 위장장애가 심해지고 멀미를 지독하게 하여 아예 몸져 누웠다. 그러나 이도 아주 간단하게 치료가 됐다. 동의보감의 작약산 2제를 먹고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등산을 하면 거의 100% 낳는다. 처음에 1제를 먹고 증상이 없어지니까 태만해져서 방치했다가 다시 재발하여 약 1제를 더 먹고 완치되었다.
부인과질환에 작약의 효과는 아주 탁월하다. 한 부인이 생리 때만 되면 눈이 충혈되고 부어올라서 고생을 했다. 동의보감의 세안탕을 썼는데 작약을 좀 많이 넣어 달여서 2회를 쓰고 완전히 나았다. 이 약은 먹는 약이 아니고 눈을 씻어내는 약이므로 약을 달여서 가라앉은 다음에 맑은 부분만 따라서 눈을 씻는 것이다. 어떤 안약보다도 신기한 효력이 있는 약이다.
결혼 10년에도 불임이던 어느 부인의 고민 해결
결혼한 지 10년인데 아직 아이가 없었다. 수십만 원하는 사진을 찍고 정밀검사를 다 해봐도 아무 이상이 없단다. 온갖 치료를 다 해보고 한약도 많이 먹고 절에 가서 불공도 들여보고 심지어는 굿을 다 하고 사는 집을 일곱 번씩이나 이사를 다녀도 애는 생기지 않았다.
“책자에 실린 경험 사례와 인터넷을 보고 찾아왔으니 꼭 아이를 갖게 해주십시오. 만일 이번에도 실패하면 이혼을 당하게 생겼습니다.”
아주 책임을 지라는 식으로 나왔다. 오죽했으면 그렇게까지 나오겠는가.
“네, 알았으니 진찰부터 해보겠습니다.”
한방의 진찰이란 맥을 보는 것이다. 혹자는 팔에 있는 요골동맥의 맥박 뛰는 것을 보고 어떻게 병을 알아내느냐고 하겠으나 한방에는 고전문헌에서부터 동의보감에도 맥학이라는 것이 있어 학술적으로 정립되어 있다. 어느 장기에 병이 어느 정도 깊이 들었으며 병의 상태가 어떤 지경에 있는지를 거의 정확하게 알 수가 있다. 심지어 임신이 되었는지 아닌지, 정상적으로 임신이 되었는지, 유산기가 있는지 맥을 보고 다 판단하는데 한 치도 오차가 없을 정도다.
이 환자도 진맥을 해보니 체질은 소음인이었다. 소음인은 원래 속이 냉하여 생리가 비정상인 경우가 많다. 흔히 생리할 때 두통이 나거나 소화불량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각종 생리증후군이 있지만 이 환자의 경우 내막증이 오래되어서 자궁이 부어 있는 상태였다. 진찰을 끝내고 보호자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진맥해보니 아이를 가질 수 있는 확률은 80%가 넘습니다. 체질은 속이 냉한 소음인으로 오랜 내막증 때문에 자궁이 부어서 불임증이 된 것이니 우선 내막증을 치료하고 자궁이 부은 것은 손을 보면 임신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내막증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우선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데 반가움이야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네, 내막증이란 여자가 생리를 할 때마다 자궁 안쪽 벽의 겉껍질이 한 겹씩 벗겨져 나가는데, 그 막이 완전히 탈락되어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나가지 않고 벽에 달라붙어 염증을 일으키는 겁니다. 자궁의 몸에 부종을 일으키고 있으니 아이가 수태되어 착상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막증을 먼저 치료하고 자궁이 부은 것을 내리게 해야 임신을 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치료해서 임신된 경우가 많으니 희망을 가지십시오.”
내막증을 치료하고 자궁체염을 치료하는 조경산을 투약하기로 했다.
“약을 1제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지금 있는 생리통도 없어지고 마음과 몸이 편해지면서 혈색이 돌 것이오.”
약을 1제 먹고 진맥을 하려고 왔는데 아주 새사람이 되었다. 손발이 따뜻해지고 생리통도 씻은 듯이 없어지고 혈색이 좋아졌다. 연이어서 1개월을 복용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언제 소식이 올까요?”
“네, 기회를 드렸으니까 이제부터는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늘의 뜻에 맡기고 계속 노력을 하세요.”
그로부터 1개월 후 과연 임신을 했다. 그런데,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고 기뻐하기도 잠시, 문제가 생겼다. 갑자기 배가 아프면서 피가 조금씩 비치는 것이다. 이게 웬일인가? 진맥을 해보니 태동이다. 태동이란 자궁이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을 했기 때문에 태자리가 불안하여 경련을 일으켜서 자궁이 수축을 하면서 배도 아프고 출혈도 되는 것으로서, 쉽게 말하면 유산기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유산기가 있는 것이니 불안해하지 마세요. 몸도 안정을 하면서 동의보감에 있는 그 유명한 안태음을 쓰면 태자리가 안정될 것입니다.”
결국 10개월을 채워서 옥동자를 낳았다. 참으로 고맙고 기쁜 경사가 났다. 이혼할 뻔했던 가정에 꽃이 활짝 피었다. 그 후에 아이를 셋이나 더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경이적인 산작약의 효과다. 우리 산에 산작약이 없었다면 무엇으로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 땅 우리 산은 참 신성하다. 어느 땅 어느 산에도 풀과 나무가 나고, 바위 위에도 소나무가 자란다. 우리 산에서 나는 야채며 풀 한 포기도 예사로운 것이 아니다. 이제는 우리 음식이 우주인이 먹는 주식이 되었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도 청와대에서 한식을 먹어보고 맛있다고 거듭 말했단다.
이제는 우리 땅 우리 산을 우리 스스로가 정화해야 한다. 농가에서 유해한 농약을 쓰지 말아야 한다. 독극물을 쓰는 밀렵도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국가가 감독해서 부정식품을 철저히 근절해야 한다. 이제는 글로벌시대다. 외국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다. 청정한 우리 땅과 우리 산을 세계에 과시해야 할 때다.
/ 최형주 한의학 박사·영등포 명성한의원 원장. 한국체질의학연구회 회장.
<예언(豫言)> <비방(秘方)> <산해경(山海經)> 등 저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