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교실

[스크랩] 브람스 교향곡 2번(Brahms, Symphony No.2 in D major, Op.73)

류성련 2014. 11. 6. 23:29

Brahms, Symphony No.2 in D major, Op.73

브람스 교향곡 2번

Johaness Brahms

1833-1897

Leonard Bernstein, conductor

Wiener Philharmoniker

Großer Saal, Musikverein, Wien

1982.09

 

Leonard Bernstein/Wiener Philharmoniker - Brahms, Symphony No.2 in D major, Op.73

 

1876년, 오랜 시간 다듬어 발표한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은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당대의 지휘자 한스 폰 뷜로는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이라고 격찬했다. 브람스는 자신감이 생겼는지 이듬해인 1877년 6월 오스트리아 남부 휴양도시 페르차하에 머물며 두 번째 교향곡의 작곡에 착수했다. 남부 오스트리아의 알프스 산들이 둘러싼 이 마을을 마음에 들어 한 브람스는 그 후 2년 동안 이곳으로 휴양을 왔다. 페르차하의 좋은 환경, 그리고 교향곡 1번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가 새로운 교향곡의 작곡을 재촉했다. 그래서인지 교향곡 1번과 달리 두 번째 교향곡 작곡의 진도는 상당히 빨리 진행되었다.

그해 9월경, 클라라 슈만은 지휘자 헤르만 레비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새로운 교향곡에 대해 언급하며 “1악장은 완성되었다.”고 적고 있다. 10월 3일 브람스는 클라라에게 이 1악장 외에 4악장의 일부도 피아노로 연주해 들려주었고, 이후 2악장과 3악장을 포함한 전곡이 완성되었다. 즉, 작곡 순서는 1악장, 4악장, 중간의 두 개 악장이다. 11월 브람스는 교향곡 2번의 네 손을 위한 피아노용 편곡에 힘써서 12월에는 친구인 외과의사 테오도르 빌로트와 함께 연주했으며, 자필 초고를 클라라 슈만에게 선물했다고 전해진다.

오스트리아의 휴양지 페르차하의 평화로운 풍경.

교향곡 2번의 정식 초연은 1877년 12월 9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파트 악보를 사보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오케스트라의 연습시간이 충분치가 못했기 때문에 초연은 부득이 12월 30일로 연기되었다. 초연 당일, 빈 무지크페라인 잘에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한스 리히터의 악보는 브람스가 손으로 쓴 초고였다. 아직 악보가 인쇄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브람스는 평론가 에두아르 한슬리크에게 쓴 편지에서 자신의 교향곡 2번에 대해 “밝고 사랑스러운 곡”이라고 표현했다. 빈 사람들의 기질에도 맞았던 이 곡의 초연은 3악장을 반복해서 연주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브람스를 무대로 불러내는 커튼콜이 오랫동안 멈추지 않았다 한다.

라이프치히에서는 반응의 온도차가 있었다. 교향곡 1번 같은 장중한 분위기와 깊이를 기대했던 청중들의 반응은 그리 뜨겁지 못했다. 금관악기의 잦은 실수도 한 요인이었다. 이후 암스테르담, 덴 하그, 드레스덴, 뒤셀도르프에서 연주될 때까지도 이 곡의 인쇄 악보는 아직 사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교향곡 2번의 총보와 네 손을 위한 피아노용 편곡 악보는 1878년 8월 짐로크 사에서 출판되었다. 출판 직전의 여름까지 연주가 끝난 뒤 브람스는 오케스트라용과 4손 피아노용 악보를 정정하는 작업을 했었다. 인쇄된 악보를 가지고 브람스는 1878년 9월 이 곡을 고향인 함부르크에서 연주했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밝고 아름다운 ‘브람스의 전원 교향곡’

들어보면 바로 알 수 있지만, 브람스의 교향곡 2번은 교향곡 1번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우선 교향곡 1번에 있는 복잡함과 큰 규모는 찾아볼 수 없다. 교향곡 2번에는 밝고 아름다운 페르차하와 조용하고 온화한 빈 근교의 리히덴탈에서 보낸 브람스의 여유로운 생활이 묻어난다. 교향곡 1번에서 표방했던 ‘암흑에서 광명으로’나 ‘고뇌 뒤의 환희’ 같은 전체 곡상의 추이를 2번에서는 분명히 내세우지 않았다. 부드럽고 온화한 인간적인 따스함과 즐거움, 그리고 눈부신 자연의 밝은 숨결 때문에 이 곡을 두고 ‘브람스의 전원 교향곡’이라 부르기도 한다. 낭만주의 음악에서 자연을 상징하는 요소들인 호른 소리, 새소리와 같은 플루트나 클라리넷 음이 풍성한 화음 속에 나타난다.  페르차하 호수의 평화로운 산책로. 브람스의 교향곡 2번에는 자연의 모습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브람스의 친구인 외과의사 테오도르 빌로트는 이 곡을 듣고 브람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행복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작품 전체에 넘치고 있네. 그대의 완벽주의가 나타나 있고, 맑은 생각과 따스한 감정이 무리 없이 흐르고 있었지. 페르차하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 브람스가 휴양지 페르차하에서 작곡한 곡으로는 바이올린 협주곡,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등이 있는데, 두 곡 모두 교향곡 2번과 유사한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바이올린 협주곡은 교향곡 2번의 마지막 악장에 사용하려고 했던 주제를 재료로 활용해 작곡했다.

또한 1악장에서 렌틀러나 왈츠의 분위기가 나타는데 이 때문에 교향곡 2번을 총 4곡의 브람스 교향곡 가운데 가장 빈 풍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납득이 가는 말이다. 분명히 양식과 성격이 다르고, 곡에서 풍기는 분위기도 대조적이지만, 노작이었던 교향곡 1번과 비교해보아도 결코 처지지 않는 걸작이 바로 교향곡 2번이다. 반복 감상하다보면 이 말에 더욱 공감이 가게 된다.

Carlos Kleiber/Wiener Philharmoniker - Brahms, Symphony No.2 in D major

Carlos Kleiber, conductor

Wiener Philharmoniker

Großer Saal, Musikverein, Wien

1991.10.07

먼저 모차르트의 교향곡 36번 ‘린츠’가 연주된 뒤 이어서 31분 30초경부터 브람스의 교향곡 2번이 연주됩니다.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지휘 영상은 드물어서 올립니다. 화면 아래 커서를 움직여 듣기 바랍니다.

1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

이 곡의 도입부에 대해 음악학자 헤르만 크레츠머는 “저물어 가는 태양이 숭고하면서도 맑은 빛을 던지고 있는 즐거운 풍경”이라고 그럴 듯하게 묘사했다. 저음현의 기본 동기에 목관과 호른이 부드럽고 목가적인 온기를 띠고 제1주제를 연주한다. 이후 바이올린이 고풍적이고 명랑한 새로운 선율을 표현하고 비올라와 첼로가 제2주제를 연주한다. 제시부가 끝나면 발전부로 들어가는데, 그 전에 호른의 제1주제가 나타나서 여러 갈래로 전개된다. 재현부에서는 오보에가 제1주제를 연주하면 이것이 여러 가지 악기로 옮겨져 연주된다. 얼마 후 제2주제가 비올라와 첼로에 의해 나타난다. 코다는 제1주제로 시작돼 여러 갈래의 발전을 보이다가 사라지듯이 조용히 끝난다. 때로는 장엄하면서 그러나 비극적인 감정이 저류로 흐른다. 이런 감정은 낭만적인 서정 속에 녹아 있다.

2악장: 아다지오 논 트로포

1악장의 유쾌한 기분과는 대조적으로 적적하고 외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먼저 제1주제가 나타나 여러 가지 변화를 보인다. 그 후 목관에 의해 밝고 귀여운 새 선율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제2주제다. 이 주제가 현악기와 관악기에 의해서 응답하는 식으로 반복되고 나서 제1바이올린이 제3주제라 할 새로운 선율로 연주한다. 재현부를 지나 팀파니의 조용한 울림이 있은 뒤 고요히 마무리된다. 전체적으로 느린 템포의 노래하는 듯한 멜로디가 중심이다. 3개의 주요 멜로디가 제각기 특징을 보이며 조용히 우수에 잠기는데, 그러면서도 애정에 찬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3악장: 알레그레토 그라치오소

빠르고 아름다운 이 악장은 론도 형식을 따르면서도 스케르초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2악장에서 볼 수 있었던 침울한 기분은 사라지고 유쾌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소박하고 매혹적인 선율은 경쾌하고도 비할 바 없이 아름답다. 먼저 오보에가 소박한 춤곡풍의 선율을 연주한다. 희롱하는 듯한 현악기의 가벼운 선율이 감정을 고조시키면 이에 이어 고요한 목관악기의 연주가 나타나 주제를 명상적으로 읊조리듯 이끌어간다.

4악장: 알레그로 콘 스피리토

평론가 한슬리크의 말과 같이 이 악장에서는 모차르트 악파의 혈통을 이어받은 듯한 기쁨과 경쾌한 맛이 흐른다. 브람스의 관현악 가운데 축제의 환희를 가장 빼어나게 표현한 부분으로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무한한 기쁨과 행복감에 찬 악장이라 하겠다.

 

추천음반

1. 음반도 많이 나와 있고 선호하는 연주들이 무척 많기 때문에 특정한 음반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일단 귄터 반트가 지휘한 북독일 방송교향악단(NDR 심포니)의 함부르크 무지크할레 실황(1996, RCA/소니)을 꼽고 싶다. 밝은 기운 속에 숨겨진 브람스의 우수를 본고장 함부르크에서 페르차하를 회상하듯이 그려낸 연주다.

2.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가 지휘한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1988, 텔덱/워너)는 유려한 현과 관이 균형이 잘 잡혀 있고 4악장의 추진력도 돋보이는 연주다.

3. 브루노 발터/뉴욕 필 음반(1953, United Archives)은 과거 도시바 EMI에서 발매됐던 콜럼비아 스튜디오 녹음으로 유나이티드 아카이브즈 사에서 복각이 잘 돼 발매됐다. 발터의 브람스 2번은 1960년 콜럼비아 심포니를 지휘한 신반보다 이 구반 쪽이 확실히 곡을 장악하고 연주하는 느낌을 준다.

4. 오토 클렘페러가 지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연주(1956, EMI)는 느긋한 템포 속에서 곡의 정수를 하나하나 지나치는 법 없이 모두 보여준다.

5. 이 밖에도 푸르트벵글러/빈 필의 1945년 실황(DG)이나 번스타인/빈 필의 디지털 리코딩(DG), 1977년 므라빈스키/레닌그라드 필 일본 실황(알투스) 등 들어봐야 할 연주가 너무도 많아 브람스 애호가들은 즐거운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류태형(음악 칼럼니스트) 현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전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전 <객석> 편집장 역임. 옛 음반과 생생한 공연의 현장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처럼 누비길 즐겨 한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11.05.02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5163

 

출처 : 라라와복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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