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기 목사 칼럼] 존 웨슬리의 경제 원리
김홍기(감리교 신학대학교 총장)
다음은 지난 6월 서울 정동교회에서 열린 제4회 세계 웨슬리언 지도자대회에서 김홍기 박사(감리교 신학대학교 총장)가 발표한 주제강연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편집자].
존 웨슬리의 희년 경제윤리: 제3의 대안적 경제윤리(The Third Alternative Economic Ethics)
웨슬리의 경제윤리는 복음적 경제윤리를 넘어서서 대안적 경제 윤리로 발전하고 있다. 다시말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인정하면서도 자본주의의 독점화와 이기주의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경제적 나눔과 재분배와 더불어 사는 상생을 강조함으로서 제3의 대안을 제시한다.
북한은 경제적 자유가 인정되지 않고 재산의 사유화가 없어서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하기에 자연히 경제적 위기를 겪게 되었고, 남한은 경제적 자유가 넘친 나머지 경제적 정의와 평등과 나눔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IMF 위기와 고환률위기가 다가왔다. 이러한 민족경제의 위기상황에서 우리는 웨슬리의 대안적 경제윤리를 배울 필요가 있다.
A. 시장경제의 부당성
왜 달걀, 닭고기 그리고 돼지고기가 비싼가? 왜냐하면 큰 농장이 시장들을 독점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작은 농장들을 가진 농부들은 닭과 돼지들을 많이 소유 할 수 없다. 큰 농장들은 상대적으로 부를 많이 축적하게 되고, 작은 농장들은 상대적으로 부를 적게 축적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갖고 있음을 지적한다. 웨슬리는 시장경제(Iaissez-faire)에 의한 자본의 독점화에 대해 분노하였다.
그의 가장 중요한 관심은 돈과 음식을 재분배하는 것이었다. 웨슬리는 그의 논문 ‘식량의 현재적 궁핍에 관하여 논함’(Thoughts on the Present Scarcity of Provisions)에서 고용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는 식량의 궁핍 상태를 지적하고 그 원인이 고용체제에 있음을 강조하고,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안줌으로써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는 원인을 술 제조에 있음을 주장한다.
우리 집 강아지는 집안에 먹을 것이 없자 밖에 나가 근사한 뼈다귀를 물고 들어왔다. 나는 강아지 입에서 그것을 빼앗아서 저녁식사를 만들었다.
그러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왜 이 모든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는가? 그들이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고기가 없는 간단한 이유는 그들이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웨슬리는 일자리를 구해 주는 고용 제도의 개혁이 그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보다 더 더욱 중요함을 지적한다.
B. 돈사용의 3대 원리:
그의 설교에서 돈 사용의 세 원리를 설교하였다.
제1원리는 ‘열심히 벌어라(Gain all your can)'는 것이다. 웨슬리는 크리스천들이 금을 사는 것 없이, 이웃에게 상처를 주는 것 없이 자신의 사업을 위해 이웃의 사업을 해치는 것 없이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웨슬리는 이웃을 삼키면서, 그들의 고용인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돈 벌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하였다.
제2원리는 ‘할 수 있는 대로 많이 저축하라(Save all you can!)'는 것이다. 집을 사치스럽게 장식하기 위해서, 그리고 값비싼 그림과 책을 사기 위해서 돈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설교하였다. 자녀들 위해 돈을 지나치게 낭비하는 것은 돈을 바다에 던지는 것과 같다고 웨슬리는 비판한다.
제3원리는 ‘할 수 있는 대로 많이 주어라(Give all you can!)'는 것이다. 제1원리와 제2원리는 제3원리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웨슬리는 제3원리를 가장 중요시 여겼다. 열심히 노력하여 돈을 모으고 저축한 것이 올바른 일을 위해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을 위해 바르게 사용되어져야 한다고 웨슬리는 강조한다. 경제적 재분배가 가장 중요하다. 인간이 모으는 것과 저축하는 것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이 모든 소유가 아무 의미도 없게 되어 버린다. 만일 그들이 할 수 있는 대로 열심히 나누어주지 않으면, 돈을 바다에 던지거나 땅에 파묻어 버리는 것이 된다.
C. 경제악의 치유:
어떻게 이 악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가? 첫째로, 가난한 민중들을 위한 상품을 확장시켜 가는 시장들을 확보함으로써 고용주가 고용인들을 더 많이 쓸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일하러 가야 한다. 둘째로, 기본적 필수품(음식을 포함하여)의 가격이 가난한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상품도 구할 수 있도록 감소해야 한다. 셋째로, 웨슬리는 항상 가난한 사람들의 경제적 곤경을 지적하는 일에 경성하고 있었다.
웨슬리는 평범한 민중들의 분노를 표현하였고 그 고통에서의 해방을, 국무장관에게 보낸 편지(1775년 8월)에서 호소하였다. 넷째로, 웨슬리는 상속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보였다. 상속재산은 가장 큰 악이다. 왜냐하면 그것이(상속재산) 그것을 받는 사람들을 해치기 때문이다. 후손에게 필요한 만큼을 제공해주고 나머지는 모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뜻있는 일(특히 가난한 이웃을 위해 나누어 주는 일)에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섯째로, 이 상황의 다른 국면은 웨슬리의 직업에 대한 가르침과 태도이다. 끊임없이 향락이나 부에 목적을 두어서는 안되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에만 목표를 두어야 한다.
D. 고용체제의 개혁:
웨슬리는 그의 논문들과 설교문들 속에서 가난한 실업은 18세기의 사회적 불평등체제의 결과라고 보았다. 웨슬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는 그들의 게으름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악하고 악마적인 거짓말이라고 선포한다. 웨슬리는 더욱 정직한 평가는 백성들이 일할 일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가난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웨슬리가 그 당시의 가난한 실업에 대한 원인을 분석한 것이 Lioyd's Evening Post의 편집자에게 보낸 1772년 12월 편지에서 나타나고 있고, 그 다음날 쓴 논문 ‘Thoughts on the Present Scarcity of Provisions'에서 확장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 시기는 전쟁, 높은 물가, 흉년 그리고 일반적인 빈곤 등으로 특징지어 진다. 그는 그의 논문에서 “왜 그들이 육식을 못하는가 하면 일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실업율이 늘어나기 때문에 필수품, 특히 음식물의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과거에 50명을 고용했던 고용주들이 이제는 겨우 10명을 고용하고, 과거에 20명을 고용했던 고용주들이 이제는 겨우 한 명 혹은 아무도 고용 못하는 실정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그리하여 웨슬리는 경제적 빈곤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잘 조직된 고용 체제를 만드는 사회변혁의 필요성을 느꼈다. 부자들의 낭비 때문에 썩어 버리는 음식이 많아서 식료품 값이 비싸다고 보았다. 영국에서 산출되는 밀의 반 가량이 부자들의 낭비에 의해 버려진다고 지적한다.
E. 세금제도의 개혁:
그는 세금제도의 개혁도 주장한다. 불, 물, 대지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므로 세금이 증가할 뿐 아니라 높은 세금의 원인 중에 국가적 빚도 포함시키고 있다. 70년 전에는 국민 전체의 일년 소비액이 3백만 파운드였는데, 지금은 국가의 빚의 일 년 이자만 4백만 파운드라고 탄식한다. 어떻게 세금을 낮출 수 있는가? 국가 빚을 변제함으로써, 불필요한 은퇴금을 부과함으로써 민중들이 세금의 과중한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곡식과 대지의 착취로 인한 물가상승이 높은 세금의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가난한 민중들이 세금부담에서 자유하고 국가경제가 가난한 민중을 위해서 발전해야 함을 강조한다.
F. 희년의 목표: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회
웨슬리는 희년의 목표를 산상수훈에 관한 설교 13편에서 강조하고 있다. 올더스케잇 이전에 행한 한 두 편의 설교를 제외하고는 이 모든 산상수훈 해설 설교들이 1739년에서 1747년 사이에 웨슬리에 의해 쓰여졌다.
바로 1739년 브리스톨에서의 첫 옥외 설교를 산상수훈을 본문으로 설교한 이후 그는 이 산상수훈 해설의 설교를 계속 썼던 것이다. 브리스톨을 비롯한 탄광지역과 노동자지역과 농부들의 농촌지역 속에 희년의 사회를 실현하려는 이상으로 산상수훈의 천국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천국관과 희년사상의 핵심은 그리스도를 본받는 성화와 완전이요, 그 성화와 완전은 개인적일뿐 아니라 사회적이다. 사회적 성화의 완성이 산상수훈의 핵심이라고 웨슬리는 이해한다. 열세편의 설교의 윤리적 동기는 기독론적인 것으로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사회학적인 것으로 사회의 변혁을 그 목표로 삼고 있다.
ⓒ 크리스천뉴스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