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오경의 문서설
모세오경"이란 이름은 성경의 처음 다섯 권에 붙인 명칭이다. 이 이름은 "다섯 두루마리"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온 말이다. "모세 오경"이라고도 불리는 히브리어로는 이 책을 "토라"라고 부른다. 토라는 전통적으로 "율법"이라고 번역된다. 하지만 히브리어 용어는 보다 광범위한 의미를 품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훈"이나 "계시"로도 번역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시는 가르침을 나타낼 때 그렇게 사용된다.
모세오경 문서설이란?
전통적으로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은 모세가 이 다섯 권의 책을 썼다고 믿었다. 그렇지만, 이런 입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을 대단히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이 많다. 그것은 주전 15세기경에 모세가 기록한 것을 부인하는 학자들과 반대론이 있는데. 그것을 문서설 (the Documentary Hypotheesis)이라고 한다. 이들은 모세오경 전체가 최소한 4개의 문서( J,E,P,D )를 기초로 편집된 것으로 본다. 창세기 1장에서는 엘로힘(Elohim)을 사용한 E문서, 2장에서는 야웨(Yahweh)를 사용한 J문서가 있다고 보는 가설적인 학설을 말한다. 오경은 이런 여러 개의 이야기와 시와 율법의 모자이크라고 말한다. 물론 이러한 견해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
18세기까지는 오경(五經)은 모세가 기록한 책이라고 믿어 왔다. 그러나 19세기는 헤겔의 변증법과 다윈의 진화론이 기승을 부리던 때였는데 이들은 “분석분리” 하는 방법으로 학문을 이루어 나갔다. 이에 영향을 받아 성경연구에서도 이 방법이 도입되었다. 모든 성경학자들이 이러한 견해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질문들이 남아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복잡한 주제에 대한 설명으로 이러한 견해가 수용되기도 한다.
문서설의 발단과정은 불란서의 Jean Astruc(아스트럭) 이다. 그는 의사이었는데 창세기를 읽어내려 가다가 하나님의 이름이 두 가지가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나는 “야웨(여호와)” 이고 다른 하나는 “엘로힘(하나님)” 이었다. 동일한 하나님이 두 가지 명칭으로 불리워진 이유를 알고자 하였다. 이런 아스트럭의 생각에 많은 학자들이 동참하여 연구하게 되었다. 이 연구는 Julius Wellhausen(벨 허우젠)의 손을 거쳐서 마무리 지어졌고 마무리 지어진 연구결과를 문서설이라고 한다.
문서설에 따르면 주전 8세기-4세기에 이르는 동안, 네 권의 책이 쓰여졌는데 이 책들은 여러 편집자들의 손을 거쳐 하나로 편집하였다. 편집자들은 비슷한 문장이나 문단은 배합해서 하나로 만들고, 또 비슷하지만 하나로 만들 수 없는 문장이나 문단은 앞뒤에 나란히 놓았다. 그래서 이런 네 가지 문서가 하나로 편집된 것이 모세오경이라 한다.
문서설이 오경을 모세의 저작으로 보지 않고 네 문서가 편집된 것으로 보는 이유는
1. 모세의 사망기록이 신명기 있는데(신 34:1-12) 모세의 생시에 자신의 사망에 관해서 기록한 것인 이치에 맞지 않다. 그러므로 사망기록은 모세가 기록한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 쓴것임을 알 수 있다.
2. 오경에는 하나님의 이름을 “Elohim” 또는 “Yahweh” 라고 하였는데 하나님의 명칭이 두 가지가 나오는 것은 모세의 저작이 아니라고 한다. 이유는 모세 같은 위대한 지도자가 하나님의 이름을 아무렇게나 부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3. 오경에는 같은 사건이 두번, 세번 나온다. 야곱의 개명 사건이 두번 나오는데 장소가 다르다. 한번은 브니엘, 또 한번은 벧일이라고 하였다. 만일 단일 저자라면 개명 장소가 다를 이유가 없다.
4. 오경에 나오는 율법은 광야 유목생활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가나안 정착생활에 맞는 것이다. 이것은 모세가 죽은 후, 오랜 뒤에 오경이 기록된 증거다.
5. 제물을 드리는 장소가 한결같지 않다. 노예에 관한 규정일정하지 않다. 출애급기에는 종을 사면할 때에 값없이 하라고 하였는데, 신명기에는 빈손으로 가게 하지 말고 곡식과 포도주를 주어 가게 하라 하였다. 이것은 오경이 단일 저자 모세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저작이 하나로 합쳐진 것임 보여주는 것이다.
6. 오경에는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산을, 시내산 그리고 호렙산이라고 하였고, 모세의 장인을 르우엘, 호밥, 이드로라고 하였는데 단일 저자 모세라면 장인의 이름을 세 가지로 나타냈을 리가 없다.
7. 이런 문제점들을 근거로 해서 오경을 분리분석 연구하여 네 가지 문서로 정리하였다. 네 문서는 각각 성명미상(unknown)의 저자가 쓴 책이며, 네 문서는 성명미상의 사람에 의해서 한권으로 편집되었다. 편집한 연대는 확실하지 않고 주전 9세기부터 주전 5세기 사이에 편집되었을 것이라 한다. 문서설이 지니고 있는 큰 하자는 “성명미상” 그리고 연대를 막연히 언제쯤으로 나타내는 점이다.
문서설이 분리해 놓은 네 가지 문서
J 문서
첫 번째 자료는 이른바 "J"(여호와를 표기하는 영어의 머리글자)로서 다윗과 솔로몬의 통치 때인 주전 10세기(950-850)에 예루살렘에서 편찬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내용은 이스라엘 역사이다. 천지창조부터 여호수아의 지휘 하에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을 점령하고 그곳에 정착하기까지의 역사이다. J문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명칭으로 yahweh가 나온다. 사용돤 재료는 전설, 신화, 노래, 이방민족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등이다. 이 재료는 구전으로 전해 내려온 것과 문서로 내려온 것이다. 하나님을 나타낼 때, 마치 하나님을 마치 사람인양(anthropomorphsim)으로 나타내고 문장은 간결하다.
J문서를 기록한 목적은 이스라엘 민족종교를 보존 방어하는데 있다. 이스라엘이 다윗과 솔로몬 때에 가장 부강한 나라였는데, 따라서 이웃 나라들과 왕래가 빈번해졌고 그러므로 ‘이방적인 요소’가 흘러 들어올 가능성이 켜졌다. 이것을 염려한 사람이 글을 썼다. 이방요소를 물리칠 수 있는 길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을 정확하게 알리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저자는 천지를 창조하신 분은 Yahweh이시고 그들을 가나안으로 인도하시는 분도 Yahweh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하여 야웨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E 문서
"E"("엘로힘"를 표기하는 영어의 머리글자)라고 불리는데, 주전 9세기(850-750) 이래 북 왕국 이스라엘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용은 J문서처럼 이스라엘 역사이다. 아브라함 중년부터 가나안 정복 정착까지의 역사이다. J문서와 다른 점은 법조항들이 역사에 끼여 든다. E문서에서는 하나님께서 불붙는 가시나무에서 모세에게 나타나시기까지는 Elohim(엘로힘)이라는 신명(神名)이 나온다. 그리고 그 뒤부터는 Yahweh가 나온다. 그래서 Elohim의 첫 자를 따서 E문서라고 한다. E문서는 J문서처럼 창세기와 출애굽기에 분산되어 있다. 사용된 재료는 북쪽 이스라엘에게 전해 내려오는 전승들이다. 그러므로 어떤 것은 J문서와 동일하지만 어떤 것은 다르다. E문서는 꿈과 천사에 관한 말을 즐겨 쓴다.
D 문서
요시야 임금 때(주전 621년) 예루살렘 성전에서 “율법책”이 발견되었다. (왕하 22장) 문서설에서는 이 책이 오경에 들어있는 신명기라고 한다. 그러므로 신명기의 Vulgate(벌게이트)역 의 명칭 Deuteronomium(신명기)의 첫 자를 따서 D문서라고 한다. D문서는 왕하 22장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면 주전 7세기에 기록되었다고 한다. D문서에는 Yahweh와 Elohim이 사용된다. 특색은 이스라엘 종교의 순수성을 강조하며, 반 가나안적이며 인도주의적이다. 제물은 한곳에서만 드려야 하고, 레위족의 남자만 제사장이 될 수 있다. 하나님을 섬기면 잘되고 멀리하면 저주를 받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D문서를 기록한 목적은 종교개혁을 위해서이다. 와해된 종교의 힘을 재정비하는 데 있다. 오래 전에 모세는 하나님에게 충성을 다하고 우상을 배격하라고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모세의 강조를 재강조하는 데 있다. D문서는 법전집이고 서론에 역사가 첨가되었다.
P 문서
P문서는 바벨론에서 포로 생활하고 있던 제사장 또는 제사장의 group이 기록한 책이다. 주전 600년부터 500년경에 바벨론에서 만들어졌다. 내용 법전집이다. (a new code of laws) 법조항을 딱딱한 법을 기록하는 방법으로 쓰지 아니했다. 역사(history)를 쓰듯이 했다. 역사라는 테두리 안에 법조항들을 집어넣은 것이다. P문서에 들어 있는 법조항 가운데 H 법전 (the code of holiiness)라고 하는 법조항이 있다. H법전은 바벨론에 살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바벨론 사람들하고는 구별된 삶을 가지라고 권하는데 목적이 있다. 하나님께서 구별된 분이신 것 같이 이스라엘 사람들도 구별된 삶을 가져야 한다고 명령하고 있다.
P문서는 E문서처럼 신명(神名)이 두 가지로 나온다. 출애굽기 6장 2정 이전까지는 Elohim이 나오고, 그 뒤부터는 Yahweh가 나온다.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그리고 민수기에 분산되어 있다. 제사직과 제사 그리고 제물을 강조한다. P문서는 바벨론 포로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종교와 문화의 유혹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쓴책이다.
문서설의 목적은 오경을 분리 분석하는 데 있다. 이 방법은 구약전체에 확대 적용되었으며 나중에는 신약성경 복음서(공관복음서 문제)의 자료분석에도 사용되었다.
J 문서 : 구약에서 하나님을 가리키는 ‘여호와’에게서 딴 것
E 문서 : 보다 일반적인 하나님의 명칭인 ‘엘로힘’에서 딴 것
D 문서 : 신명기적 문서
P 문서 : 제사장적 문서. 주로 신학적이고 제사적인 문제
보수주의 신앙과 문서설
보수주의에서는 모세가 오경의 저자라고 믿고 있다. 다음과 같은 증거가 있기 때문이다.
(1) 유대인들은 지금도 오경은 모세의 저작이라고 믿고 있다. 구약은 유대인들의 책이며 그들이 모세의 저작이라고 읻고 있는 이상 저자가 누구인가에 대해서 말할 필요가 없다.
(2) 창세기를 빼고는 오경 전권에 오경의 저자가 모세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출 17:14, 24:4 민 33;1-2, 신 31:9, 출 34:27) 구약의 나머지 부분에서도 오경이 모세의 저작이라고 증거하고 있다. (수 1:8, 8;31, 왕상 2:3, 왕하 14:6, 왕하 21:8, 스 6:18, 단 9:11-18)
2. 예수님과 신약의 저자들도 모세를 오경의 저자로 인정하고 있다. (막 10:4-5, 눅 24:27,44, 행 15:5,21, 롬 10:5)
(3)그 밖의 내적증거가 있다. 문서의 내적증거를 찾는 것은 당시의 역사적 사건, 지리적 기후적 조건, 당대의 문제점을 검토하는 것인데, 오경의 내용 중에서 애굽의 지리적, 기후, 식물, 명칭, 문화, 그리고 고대사회에 관한 것이 상세하게 기록되었는데 이것은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인 모세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4) 결론적으로 이같은 문서설 내지 비평은,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게 되고, 성경의 영감설을 부인하고, 성경의 능력을 부인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결과적으로는 성경은 하나의 문학작품이나 유전, 전설, 역사적 기록, 고전 등에 불과하게 만들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비평학적, 분리분석학적 방법으로 성경은 연구하는 새로운 관심을 가지게 하는데 큰 영향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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