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영성 교실

[스크랩] 번역 영감론

류성련 2017. 2. 15. 00:38











번역영감론

안유섭 목사(아르케 아카데미 원장)


Ⅰ. 서 론

인류의 수많은 유산 가운데 책은 정신과 문명을 보존시켜준 귀중한 보배이며 그것들은 모두 인간의 지성과 사고의 산물이다. 그 많은 책들 중에서 신.불신을 막론하고 인류에게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책이 바로 성경인데, 성경이 세상의 다른 모든 책과 구별되는 것은 성경만이 유독 인간 이성의 소산이 아닌 하나님의 계시와 영감으로 되어졌기 때문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그것의 기록행위는 사람을 통하여 이루어졌는데, 비록 사람이 기록은 하였으되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영감에 따라 기록하였기 때문에 다른 모든 책들 처럼 사람의 작품으로 볼 수 없고, 저작의 주체는 하나님인 것이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은 한 말씀 한 말씀이 모두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람으로 하려금 자기의 뜻에 관해 알고 배우도록 의도된 모든 것이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하셨다는 것으로서 곧 영감에 의해 성경이 기록되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러나 의문은 또 남는다. 최초 기록된 성경이 영감받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오늘날의 성경 중에서 최초 기록되어진 상태로 보존되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구약의 경우 구전의 전승을 성경책으로 만들기 시작한 정경화 작업이 이루어진 시기를 대개 BC 3∼4세기 경으로 보고 있는데, 오늘날 가장 오래된 원문성경은 AD 1000년 경의 것이므로 양자 간에 꽤 장기기간의 괴리가 있음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전해지는 원문 성경이 과연 최초의 영감받은 것과 동등하게 여겨질 수 있을 것인지를 깊이 연구하지 않을 수 없으며 또 원문성경 이외에 수많은 종류의 번역된 성경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성경의 번역 과정에서도 영감이 작용했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적어도 오늘날의 모든 성경이 영감받은 것이라고 할 때는 모순에 빠지게 되기 때문에 많은 성경 가운데서 영감받은 성경을 가려내는 작업은 분명 이루어져야 한다. 이상의 내용을 전제로 하여 본고에서는 성경이 하나님의 계시와 영감으로 이루어졌다고 확언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와 현존하는 원문성경은 어떻게 영감을 받았다고 보아야 하는지 그리고 번역성경에는 얼마나 영감이 작용하였는지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Ⅱ. 본 론

1. 성경의 영감론

가. 영감의 정의

현대 신학은 초자연적인 계시에 대해서는 논의가 많은 반면 계시의 쓰여진 기록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영감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가 없는 편인데 영감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음으로 해서 꺼리는 경향이 있는지 모르겠다. 영감(Inspiration)은 간혹 계시와 조명이라는 용어와 혼동해서 사용되어 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은 서로 상관성이 있으나 엄연히 구별되어 지는 개념들이다. 먼저 계시(Revelation)란 인간에게 진리를 전해주시는 하나님의 행위인데 이것을 통하지 않고서는 통속적으로 말하는 진리가 아닌 구원에 이르는 참진리를인간이 깨달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나님의 계시로 말미암아 비로소 인간이 알게 되는 것이다. 계시는 구두로 혹은 기록으로도 이루어진다. 흔히 하나님은 자신의 계시를 들을 수 있도록 말씀하시거나 인간이 초감각적인 감동을 통하여 메시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하신다. 드물게는 하나님께서 친히 자신의 계시를 돌판위에 기록하셔서 주신일도 있다. 어쨌든 하나님의 말씀은 대체로 곧 기록되어졌으므로 계시는 일반적으로 기록된 형태 안에서의 의사소통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다음 영감은 하나님의 영이 성경 기자들에게 초자연적으로 역사하시는 것으로 이것을 통하여 그들은 신적 확신을 얻게 된다. 계시가 하나님의 행위라면 영감에 대해서는 인간이 영감을 통하여 영감에 따르는 행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영감의 근본적인 動因은 역시 하나님이시며 성령께서 직접 인간에게 작용하신다. 영감의 결과는 단 한 번 그리고


완전히 인정되어진 기록된 계시로 나타나는데 이적과 예언의 성취에 의하여 증명되어진다. 기록된 계시는 구두의 전승보다는 더욱 확실하고 만족스러울 뿐만 아니라 영속적이다. 조명(Illumination)은 만민으로 하여금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에서 기록된 객관적 계시를 이해하도록 해주는 성령의 사역이나 감화를 말한다.

나. 영감 교리와 본질

영감 교리는 성경이 영감으로 기록되었다는 것으로 이 교리의 객관 타당성을 확고히 견지하기 위하여 근거를 제시하고 입증하여야 하는데 성경이 그 해답을 주고 있다. 딤후 3:16에서 모든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었다고 말씀하고 있는데 여기서 하나님의 감동이란 감동케 하심을 말한다.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졌다는 것은 다시 말해 성경의 저자가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영감으로 지어진 성경은 인간을 유익하게 하려함이라는 목적이 분명하게 제시되어졌다. 즉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시고 구원하시며 삶의 존재를 유익하게 해주신다는 아버지로서의 완벽함을 성경 속에 나타내 주고 계신 것이다. 성경이 영감으로 씌여졌다는 것을 성경이 말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 사실을 어떻게 입증하여야 하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성경이 영감으로 되어진 사실은 기본적으로 성경 도처에서 발견되어지며 명확하게 암시되고 있는데, 그보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수천년에 걸쳐서 수십명의 예언자와 선지자들이 성경을 기록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그 중심 사상이 일관된 하나의 주제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없다고 하는 것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성경의 기자들은 역사 속에서 각자의 삶을 제각기 살았던 사람들이었으며 성경의 내용을 살펴보면 나름대로의 뚜렷한 개성과 소신들이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대도 수천년 동안 별개로 기록된 문서들이 모아졌을 때 하나의 통일을 이루고 있다고 하는 것은 바로 성경이 씌여질 때 기록자 자신들의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어떤 통일되게 하는 힘에 의해 그것이 이루어 졌음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역사를 통해 계속적으로 모든 인류에게 말씀하시고자 하는 의도를 그런식의 개입으로 이루어 가신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성경 가운데는 더욱 분명히 영감에 대한 증거들을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 증거는 성경기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의 대변자들이라는 것이다. 출애굽기 4:15 에는 하나님께서 모세의 대언자 아론에 대하여 모세에게 말씀하실 때 "너는 그에게 말하고 그 입에 말을 주라 내가 네입과 그의 입에 함께 있어 너의 행할 일을 가르치리라" 라고 하셨다. 곧 하나님께서 인간의 입을 통해 자신의 뜻을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도구로 사용하여 인간의 역사에 같이 하시면서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인격적인 분이시지 어떤 초자연적인 굉음이나 알 수 없는 기이한 방법으로 인간에게 말씀하시지 않으신다는 것은 성경과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처음 계시를 주실 때는 어떤 특별한 사람을 택하셔서 그에게 직접 초자연적인 방법으로 말씀하시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것은 온 인류를 향하여 말씀을 하시기 위해서 필연적인 방법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바로 영감인 것이다. 둘째는 성경의 선지자들이 예언한 것이 역사 속에서 틀림없이 증명되어 왔고 아직까지도 계속 증명되어지고 있는 사실로 보아 그들의 예언은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시공을 초월하는 말씀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성경의 예언의 성취는 이루 말할수 없이 많아서 일일이 예를 들 필요가 없을 것이다. 셋째로는 선지자들은 하나님의 권능을 받고 기적을 행함으로써 자신들의 메시지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을 증명하였다. 모세의 기적은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징표였고 엘리야 그리고 엘리사를 비롯한 많은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기적을 행하였다. 네 번째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지 않을 수 없도록 강한 압박을 받았다고 하는 것이 영감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선지자들이 말씀을 기록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히 많은 사람들에게 말씀하시려는 뜻을 가지고 특별히 택하신 선지자들에게 영감을 주셨다는 것을 입증하는 성경 자신의 증거이다.
영감의 본질에 대해서도 현대 신학에서 많은 논란이 있지만 성경에서 말씀하여 주고 있는 것에서 해답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 될 것이다. 베드로 후서 1:20∼21에서 말씀하기를 "먼저 알 것은 경의 모든 예언은 사사로이 풀 것이 아니니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임이니라" 라고 하였는데 이 구절은 성경이 어떻게 영감되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여기서 성경은 어떤 인간적인 방법을 통해 생겨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이 사사로이 풀면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즉 그것은 인간의 탐구의 결과물이 아니며 작가의 사색의 산물도 아닌 것으로 사람의 뜻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성경이 생겨난 방법은 하나님께로부터 특별히 택하심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하나님의 뜻대로 기록하였다고 말해주고 있다. 또 그 일을 하게 하시는 분이 성령이시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강하고 분명한 성령의 역사가 있을 때 그것이 그들의 메시지가 아닌 하나님의 메시지가 되게 하는 것이다.

다. 성경적 영감론과 그릇된 영감론

하나님께서 자신의 뜻을 사람을 통하여 나타내시고자 영감을 주시는 것이므로 영감이 불완전할 수 없다. 완전하신 하나님께서 직접 개입하시는 일이 불완전하다고 생각한다면 벌써 하나님을 의심하는 저의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 초대교회 이후 정통적으로 견지해온 영감에 대한 믿음은 완전 축자영감(Verbal Inspiration)이다. 이는 성경의 기록행위는 인간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사실상의 저자는 성령으로서 성령께서 사람의 힘을 사용하실 뿐 직접 쓰셨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성경을 기록할 때 성경기자들이 성령께서 불러주시는대로 받아쓰기 식으로 썼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성령께서는 여러 종류의 각기 특색있는 사람들을 택하셨고, 그들의 개성과 자질들을 잘 훈련시키셔서 사용하셨기 때문에 각자의 문체와 어휘 등 개인적 능력까지도 그대로 반영되도록 하셨음은 성경을 읽어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완전 축자영감이란 성경의 모든 내용은 궁극적으로 진리이며 그것은 하나님의 간섭하신 권위로써 보장되어 진다고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축자영감은 또 성경의 원본에 국한하여 말는 것으로 모든 사본과 번역본에 공히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축자영감설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영감론이 기계적 영감론 또는 구술 영감론이다. 이는 성경의 인간 저자들은 수동적 성령의 도구로써 무의식적으로 성령의 불러주시는 대로 받아쓴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것인데 기독교적 견해도 유대주의적 견해도 아니며 오히려 이교적 견해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성경의 모든 문체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으로써 벌써 이 견해가 틀렸다는 것은 입증되고도 남음이 있다. 특히 신약의 사복음서에 기록자들의 개성이 뚜렷이 나타나는 것을 전혀 설명하지 못할 뿐 아니라 만일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완전하신 하나님께서 동일성을 유지못한 셈이 되므로 하나님의 능력을 오히려 감퇴시키는 오류까지도 낳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축자영감을 부인하는 견해들이 자유주의 신학에서 많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들은 한결 같이 인간의 이성을 중시하는 합리주의적 사고 방식에 물들어 있는 부류들인데 먼저 개념론(Conceptual Theory)은 영감되어진 것은 기록된 말이 아니라 그 사상들이라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하나님께서는 성경기자들에게 개념들을 전해 주시고 그후에는 각자 알아서 나름대로의 옷을 입힌다고 한다. 성경은 구원과 영생에 필수적인 말씀으로만 채워져야 하는데 불완전한 인간을 도구로 사용하시면서 그들의 자의에 어느정도 맡겨놓았다고 하는 것은 안될 말이다. 개성을 사용하는 것과 개인의 의지를 사용한다고 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다음은 부분적 영감론으로 영감은 단지 인간의 이성이나 탐구에 의해 알 수 없는 진리 즉 도덕적, 영적 교리들에만 미친다는 것으로 이것을 주장하는 자들은 성경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과학적 기사 등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성경 안의 모순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유한한 인간의 지식과 판단으로 단언하는 것은 인간의 실체를 너무 과신하는 어리석음의 소치이다. 많은 난제들이 역사적 탐구와 고고학의 발달 그리고 원문 비평 등을 통해여 해결되어지고 있음은 성경에 오류 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며,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것은 인간의 한계 때문이므로 불신자들과 의심하는 자들을 위해 그것을 끝없이 입증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불신과 의심의 수렁은 깊이를 알 수 없어서 그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아무 것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밖에 자연적 영감론(Natural Inspiration Theory)과 신비적 또는 조명적 영감론(Mystical or Illuminational Inspiration Theory)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인간의 특수한 능력을 강조하면서 성경의 가르침과는 딴판의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2. 원문성경에 대한 영감론

성경기자의 영감으로 기록된 최초의 원본은 오늘날 존재하고 있지 않으므로 성경의 원본에 적용된 영감이 훗날의 원문 사본들과 번역본에도 존재하고 있을 것인가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원본은 기록된 후 수많은 세대가 지나면서 재질의 수명 한계와 보관상의 한계 또는 자연 훼손과 재난 등으로 없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것들을 대비하여 원본은 계속해서 베껴져 왔는데 이러한 사본 작업에서 성령의 간섭하심이 있음은 당연하다고 보아야 한다. 성경이 성령의 작품인 이상 한 번 쓰여진 성경이 무방비로 방치되어진다는 것은 하나님의 사역의 완전성에 배치되는 것이므로 반드시 원본의 전승 과정에 성령의 개입이 있었음은 믿어 의심치 않게된다. 구약의 경우 BC 3∼4 세기 경 에스라 시대에 성경의 정경화가 이루어진 후 수세기가 지나서 AD 1 세기 경에 비로소 마소라 학자들에 의해 원문으로 된 사본 작업이 집대성되었는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본은 1000년 경의 것이 있을 뿐이고, 헬라어 신약은 4세기의 것이 남아 있다. 원문 성경이라 함은 보통 이상의 마소라 사본과 헬라어 사본을 일컫는다. 오늘날 원문 성경은 다른 사본이나 번역본 보다 훨씬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앞서 말한 사본 작업에서의 성령의 개입 즉 영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원문성경의 영감받았음은 하나님의 완전하신 의도가 반영되게 마련으로 몇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원본이 절대 무오한 것과 마찬가지로 성령의 개입으로 원본을 베낀 원문사본 역시 무오하다. 진리 자체이신 하나님께서 진리가 아닌 것을 성경에 두실 리가 없는 것이므로 성경에는 부정확과 오류가 있을 수 없다. 둘째 성경의 본질은 섭리적으로 보존된다. 즉 성경이 쓰여질 당시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전인류에게 진리가 보존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성경의 본질은 보존되어 왔다는 것이다. 원본을 베낄 때 문자적인 오류가 있음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은 여러 실례를 통해 나타나고 있지만 성경의 본질이 성실하게 보존되어 왔음 또한 입증되고 있다. 구약 마소라 사본 같은 경우 유대인들의 성경에 대한 지고한 존경심에 나타나는 섭리의 손길에 의하여 그들은 여러 세기를 거치면서도 성경을 매우 꼼꼼하고 정확하게 베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AD 7세기에서부터 9세기 경에 마소라 학파는 구약 원문을 표준화하고 고정시켰다. 그러므로 히브리어 구약은 마소라 학파의 전승인 것이다. 구약 히브리 본문은 처음 수백 년 동안은 자음 본문으로만 유포되다가 마소라 학자들에 의해 모음이 발명되면서 마소라 본문부터는 자모가 함께 등장하게 되었다. 아뭏든 마소라 본문이 원문 그대로를 반영한다고 보기에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원문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인정하는 근거는 마소라 학자들의 전승을 기록한 자세에서 느낄 수 있다. 그들은 글자수를 한자 한자 세어서 오류를 방지하고자 노력했으며 심지어 잘못기록된 것이 틀림없이 확인되더라도 함부로 시정하지 않고 케티브와 케레의 방법으로 그것을 나타내는 등 최대한 보수적인 방법으로 전승을 기록하려 하였다. 마소라 학자들은 본문 난외에 마소라 주기를 달아서 자신들의 소견을 나타내었는데 마소라의 소견들은 그들이 본문을 보호하고 모든 임의와 필사자의 부주의를 막기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가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AD 15 세기 중엽에 인쇄술의 발명으로 상황이 변하기 전까지 약 2000년 동안은 손으로 베끼고 또 베끼는 작업의 연속이었으므로 필사자들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으나 불가피하게 오류가 사본에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학자들의 피나는 노력과 경건한 연구와 아울러 지난 100여년 간에 걸친 원문비평의 발전과 언어학, 고고학의 발달에 힘입어 현 세대는 인간 역사상 가장 원본 성경에 가까운 성경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수많은 학자들이 현존하는 모든 자료들부터 성경 원본의 형태와 표현을 재생하기 위하여 헌신적이고 철저하고 충분한 노력을 기울인 분야는 없을 것이다. 신학적으 로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히브리 구약을 키텔과 긴즈버그가 출판함으로써 일반적인 성경 독자들도 하나님의 계시를 원문으로 신뢰할 수 있게 기록한 성경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일들은 바로 성경을 원형대로 영원히 보존케하시려는 성령의 인도하심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원문성경이 영감받았다고하는 또 다른 근거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성경의 토대가 되는 원문 성경에 기록된 과학적 기사들이 최근의 발달된 과학을 통해 계속해서 사실로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성경은 당시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인간 대리인을 통하여 쓰여졌기 때문에 시대가 지나면서 오히려 이해하기 힘들어 지는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자연과학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는 이유로 거부되던 내용들이 많이 밝혀지고 있으며 오늘날의 과학으로 비로소 알게된 것들이 성경에서 이미 말하고 있는 것이 수도 없이 많은 것이다. 예를 들어 만유인력이나 우주 공간 속의 행성의 운행원리 등이 욥기나 다른 예언서 등에 엄연히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을 볼 때 원문성경은 본래의 성경의 정확한 계승이라고 보는 것이 무리가 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성경에 나오는 역사와 문학적 특색들이 객관적이며 사실이라는 것이다. 문학적 표현은 황당무계하거나 신화적으로 허황되지 아니하고 진실되며 꾸며지지 않았기 때문에 극도의 사실적인 표현이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하는 자들도 있으나 비양심적이고 위선적인 행동의 소치일 뿐이다. 성경내용 중 특히 공격을 많이 받는 부분이 역사적 측면인데 어떤 자들은 성경에서 역사적 오류를 찾아내서 권위를 파괴하기 위하여 언어학과 고고학적 유물들을 조사하기도 하는데 그들은 성경에 적대감을 품고 있고 극도의 편견에 사로 잡혀 있으며 자신들의 작업의 한계를 인정하려 들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 본문 안에 있는 수많은 역사적 난제들과 외관상의 상위점들이 현대의 고고학과 언어학적 연구에 의해 놀랍게도 해결됨으로 말미암아 성경의 정확성이 증명되었다. 원문이 전해져 내려오는 동안 확실히 개악된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학자들의 異文에 대한 연구와 고고학 등 다양한 탐구를 통해 끊임없이 밝혀지는 언어학적, 역사적 확인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본다.

3. 번역성경에 대한 영감론

원문성경이 최초 기록된 성경의 내용을 거의 완벽히 나타내고 있어서 사본 과정에서 성령의 개입하심과 영감의 존재가 인정되는 반면, 수많은 번역성경들에 있어서도 그러하다고 단언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 보통의 견해이다. 그러나 세상을 사랑하셔서 세상 모든 인류에게 그리스도를 보내주시고 구원을 허락하신 하나님께서 구원과 영생의 원리가 있는 유일한 책인 성경의 진리가 제한되도록 하셨을 리가 없다고 여겨진다. 다시 말해 후대의 전승을 위해서 번역될 때도 성령의 감동하심이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방의 구원이 시작되면서 이방의 언어로 성경이 만들어지는 것은 필연적인데, 이방의 구원을 허락하시고 온 인류의 역사에 간섭하시는 하나님께서 성경 번역에 개입하지 않으셨다고 말하는 것은 하나님을 모순에 빠지게 하는말이 된다고 본다. 신학자가 아닌 일반 신자들은 모두 제나라 말로 된 번역성경을 자신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데 만일 번역성경이 전혀 영감받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러한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을 정확히 알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구원을 받는다는 것도 사실 불가능하게 되고 말 것이다. 기 따라서 번역성경에 따라서는 최초의 성경이나 원문성경 처럼 철저하지는 않을지라도꼭 필요한 만큼의 영감을 주셨을 것으로는 여겨진다. 그러나 오늘날 번역은 천차만별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이단들에 의한 별도의 성경이 아닌 통상적 성경 가운데서도 심지어는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전혀 다른 이단적으로 치우치는 번역까지도 나오고 있어서 어떤 번역 성경이 영감받은 성경인지를 분별해내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에 와있다고 할 수 있다. 번역 성경의 영감받은 여부를 판단하는 일에 있어서는 우선 제일 먼저 번역의 底本으로 어떤 것을 택하였는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며, 그 다음은 번역의 방향이 축자역인가 아니면 자유역인가를 아는 것이다. 또한 번역성경은 주석적인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아서 편자 개개인의 영적 능력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최초의 성경과 원문성경은 구원에 필요한 필요충분 조건을 완벽하게 담고 있는 객관적 표준이 되지만 번역성경은 개인의 영적 역량에 좌우되는 요소가 존재한다. 아무튼 번역성경의 영감문제는 매우 어려운 난제임에 틀림없으며 계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야로 남게 된다.


Ⅲ. 결 론

성경은 성경기자들에게 임한 성령의 초자연적 행위에 의해 나타난 것으로 기록되어진 객관적 계시이며, 단 한 번의 주어짐으로 영원히 완성되는 절대 진리로서 이적에 의해 완전히 증명되어진 내용들로 채워져 있으며 그 안의 예언들은 역사적으로 성취되어 왔고 아직도 계속해서 성취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성경이 진리임은 성경이 불완전한 인간의 작품이 아니라 영감으로 쓰여진 성령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의 원본에 적용된 영감이 훗날의 사본들과 번역본에도 존재하고 있을 것인가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오늘날 원본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사실상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더욱 사본과 번역성경에 대한 영감문제를 중요시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간의 고찰을 통해 보면 원문성경은 영감받은 상태에서 쓰여진 것이 확실해 지고 있으나, 번역성경은 수없이 많은 종류가 있으므로 영감받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일에 있어서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살펴보았다.

출처 : 알프스의 눈동자. 데보라의 세계여행
글쓴이 : 알프스의 눈동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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