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할례 (브릿트 밀라)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계약이 있는 백성이다.
역사적으로 이스라엘과 하나님 사이의 계약 관계는 세가지 예를 통해 나타났다.
첫째로 안식일(출 31:16-17), 들째로 무지개 (창 9:12-15), 세째로 할례(창 17:10-11)이다.
매주 안식일을 맞이할 때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계약이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소나기 후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할례를 행할 때마다 유대인들은 그들이 하나님과 계약된 백성인 것을 확인한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계약이 있다는 사실이 시간 속에서 나타난 것이 안식일이라면, 공간 속에 나타난 것이 무지개이다.
그런가 하면 계약에 대한 증거가 몸 가운데 나타난 것이 할례이다 .
따라서 이스라엘과 하나님 사이의 계약은 시간(안식일)이 증거하며, 자연(무지개)이 증거하며, 몸(할례의 흔적)이 증거한다.
그럼 유대인의 할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브릿트 밀라
유대인이 태어난 후 제일 먼저 경험하는 것은 하나님과 그들 사이에 계약이 있다는 사실을 몸에 표시하는 일이다.
이 예식을 가리켜 할례, 히브리어로 브릿트 밀라 라고 한다.
브릿트 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계약을 뜻하고 밀라 라는 단어는 남자 성기의 귀두 위에 덮혀있는 표피를 제거하는 행위를
가르킨다. 그러므로 할례는 귀두의 표피를 제거하는 일을 통한 하나님과 인간사이의 계약 행위를 가르킨다.
이 때에 유대인은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몸에 갖게 된다.
이때 할례 예식은 가능한한 최소 10명의 유대인 성인 이 모여서 시행한다. 할례는 공동체적 행사이기 때문이다.
할례의 시기
할례는 아기가 출생한지 정확하게 팔일 째 되는 날에 행해진다.
보통은 오전에 행하며 그날이 다른 절기와 겹친다 하더라도 일정을 변경시키지 않는다.
가령 모든 일이 금지된 안식일의 경우 혹은 안식일보다도 더 엄격한 대속죄일(욤키퍼)이라 할지라도
이 날이 아기가 태어난지 팔일 째 되는 날이라면 이를 시행한다.
유대인의 하루는 해가 지면서 시작하여 다음 날 해 질 때 끝난다.
그러므로 월요일 밤에 아기를 낳았다면 다음 주 화요일 오전에 할례를 행하지만,
만일 월요일 낮에 낳았다면 다음주 월요일 오전에 할례를 행한다.
이와같이 유대인들은 할례를 귀히 여기며 엄격하게 그 시행 날짜를 낳은지 팔일째에 극한한다.
그러나 아기가 미숙아인 경우나 아픈경우 그 정도가 심하여 할례를 행하기에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정되는 경우엔 이를 연기한다. 일단 건강상의 문제로 날짜가 연기된 경우 후에 다시 할례일을 잡는다.
이때엔 안식일이나 다른 절기에 할례를 행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있다.
그러므로 연기된 할례는 평일에만 가능하다.
모헬
보통 할례는 가정이나 회당 혹은 병원에서 모헬 에 의하여 행하여진다.
모헬은 할례를 집도하는 사람으로서 흠이 없어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으로서
외과의학적인 특별한 훈련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할례는 아버지에 의하여 직접 행하여 지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전문적으로 훈련된 모헬에게 맡기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모헬은 어린아기 아버지의 역활을 위임받아 의학적 지식이 적은 아버지의 역활을 대신한다.
대부분의 모헬은 정통파 유대인이다.
보수주의와 개혁주의 유대인들은 모헬을 훈련시키는 계획은 세웠으나 이들을 배출하는데 실패하였다.
따라서 대부분의 모헬들은 정통파 유대인의 전통대로 할례예식에 아기 어머니의 참여를 허락하지 않는다.
할례예식이 끝날 때까지어머니는 다른 방에서 기다리게 한다.
가장 큰 이유는 할례가 아버지의 일이며 어머니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요
둘째는 아기에게 할례를 행하는 것을 어머니가 직접 목격할 경우 기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모헬들은 어머니의 참여를 묵인하는 경우가 많다.
샬롬 자코르
할례 전날 밤 식구들과 가까운 친지들이 모여 과일과 마실것으로 축하파티를 연다.
이를 가리켜 샬롬 자코르라 한다.
이날 밤 부모들은 밤새 성경를 공부하는 풍습이 있으며 이는 하나님과 계약을 맺을 아기를 사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와같이 밤새도록 말씀을 공부하며 아기를 지키는 밤을 가리켜 '렐 시무림'(지키는 밤)이라 한다.
유대인들은 이 날 밤이야말로 아기가 할례를 받아 안전권에 들어가는 마지막 밤이며 따라서 사탄이 아기를 공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여 말씀으로 이를 봉쇄한다.
엘리야의 의자
할례를 시작하기 전 유대인들은 그들의 전통에 따라 할례를 시행할 방에 촛불을 켜 놓고 의자를 준비한다.
이 의자를 가리켜 '엘리야의 의자'라고 한다. 유대인들은 엘리야를 가리켜 '계약(을 지키는) 천사'라 부른다.
이는 모든 유대인들이 아합왕과 왕비 이세벨의 배교로 인하여 하나님의 계명을 파기하고 아세라,
바알 등의 다른 신을 섬길 때에도 그 홀로 끝까지 하나님과의 계약을 지켰기 때문이다.
바알 선지자들과의 갈멜산에서의 대결, 하늘에서 내려온 불꽃 응답, 바알 선지자들의 도륙 등, 엘리야는
선지자중의 선지자로, 하나님 계명의 수호자로 그 이미지가 유대인의 가슴에 새겨져 있다.
할례시에 모든 유대인들은 자기의 아들이 엘리야와 마찬가지로 계약의 수호자가 되기를 소원하며
또한 엘리야의 가호가 자기 아들에게 있기를 기원한다.
새로 태어난 아기를 이 엘리야의 의자에 앉힘으로 그도 엘리야와 같은 율법의 수호자가 되기를 기원하는
풍습이다.
할례의 시술
먼저 아기를 엘리야의 의자에 앉힌다. 이때에 아기는 대부가 잡는다.
대부를 빼 놓고 나머지 사람들은 할례예식이 진행되는 동안 끝나기까지 줄곳 서서 예식에 참여한다.
대부는 '잔닥'이라 불리며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 모헬을 도와 아기가 할례를 받을 수 있도록 잡아주는 역활을 한다.
유대인들은 대부가 되는 것을 큰 명예로 알고 있다.
아버지는 모헬에게 칼을 건내주어 할례를 행할 권리를 모헬에게 이양한다.
칼은 반드시 아버지가 건내 주는데 이는 할례의 권리가 원래 아버지에게 있음을 상기하기 위함이다.
이때 할례를 아기를 엘리야의 의자에서 할례를 시술할 테이블로 옮긴다.
딸 아기의 경우
한 달 후 아버지에게 예배시에 성경을 봉독하는 특권이 주어진다.
예배후 온 회중은 딸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며 음식을 함께 나눈다.
스파라딕 유대인들의 경우 여자 아기가 태어나면 이름을 지은 후 비밀에 부친다.
한달 후 손님을 초대한 후 아기의 이름을 공포한 후 함께 딸 아기의 출생을 축하하는 잔치를 베푼다.
딸 아기의 경우도 아들에 준하는 예식을 행하지만 할례는 본래 아들을 위한 것이다.
할례예식의 순서
1. 할례를 행할 방에 촛불을 밝힌다.
2. 엘리야의 의자를 준비한 후 다음과 같이 낭송한다. "
이것은 선지자 엘리야의 의자입니다 그를 기억하는 자에게 복이 있기를"
3. 할례 받을 아기가 방에 안겨 들어 오면 모든 이들은 일어서서,
"지금 이 방에 들어오는 이에게 복이 있을지라" 라고 한 목소리로 화답한다.
4. 모든 참석자들은 예식이 끝나기까지 서있는다.
할례를 행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모헬, 혹은 아기의 아버지) 아기를 받아 앉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거룩하신 분,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가라사대; '
너는 내 앞에 행하되 완전하라' 하셨느니라. 나는 찬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할례의 계명을 행할 준비가 되었으며 이제 행하기를 원하노라."
5. 만일 아버지가 직접 자기의 아들에게 할례를 시행할 경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찬송 받기에 합당하신 창조주께서 나에게 명하신대로 나의 아들을 할례할 준비가 되었읍니다. "
6. 할례를 시술하는 자는 아기를 엘리야의 의자에 앉힌 후 다음과 같이 낭송한다.
"이것은 엘리야의 의자이니 이를 기억하는 자에게 복이 있을찌어다.
내가 구원을 기다렸사오니 주여, 당신의 구원만이 나의 소망이옵니다.
주여 내가 당신의 계명을 지켰나이다.
엘리야! 오, 계약의 천사여, 당신의 것이 당신 앞에 있나이다.
내 오른편에 서 주시고 나를 공급하옵소서.
오 주여, 당신의 구원만이 저의 소원이옵니다.
내가 마치 (군사가) 엄청난 전리품을 발견하듯 당신의 말씀을 즐겼사옵나이다.
큰 평강은 당신의 율법을 사랑하는 자의 것이요, 그들에게 실족함이 없나이다.
복되도다, 당신이 선택한 자여 복되도다, 당신 가까이 거하는 자여
그가 당신의 뜰에 거하리로다."
7. 할례시술자의 낭송에 회중은 다음과 같이 화답한다.
"우리는 당신의 집, 당신의 거룩한 성전으로부터 흘러 나오는 당신의 선하심에 만족하나이다."
8. 할례를 시술하기전 할례 시술자는 아기를 대부의 무릅에 내려놓고 다음과 같이 축원한다.
"찬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주 우리의 하나님 우주의 왕이여, 당신은 당신의 계명으로 우리를 성별하시고
우리에게 할례를 명하셨나이다."
9. 할례 시술자는 할례를 행한다. 시술이 끝나 아기의 포피가 제거될 때 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낭송한다.
아버지가 없는 경우는 대부가 낭송한다.
"찬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주 우리의 하나님 우주의 왕이시여,
당신은 당신의 계명으로 우리를 성별하시며 우리로 우리의 조상 아브라함의 계약에 들어가게 하셨나이다."
10. 참석자들은 다음과 같이 화답한다.
"그(아브라함)가 (하나님과)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그가 율법을 공부하도록 인도된 것처럼,
그가 결혼한 것처럼,
그가 선행을 한 것처럼,"
11. 할례 시술을 마친 후 포도주를 한 잔 따른 후 다음과 같이 축원한다.
"찬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주 우리의 하나님 우주의 왕 되신이여
당신이 포도나무와 포도를 창조하셨나이다.
찬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주 우리의 하나님 우주의 왕 되신이여
당신이 어머니 자궁으로 부터 사랑받을 자 이삭을 예비하여 성별하셨나이다.
그의 육체에 간직된 당신의 형상이 그의 자손으로 거룩한 계명을 갖게 하였나이다.
그러하오니 살아계신 주여, 우리의 바위되신이여, 우리를 우리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육체의 파괴로
부터 구원하소서. 이는 당신의 계명이 우리의 육체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찬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주 우리의 하나님 당신께서 계명을 만드셨나이다.
우리의 하나님, 우리 열조들의 하나님 되신 분이여,
이 아기로 그의 아버지와 그의 어머니에게 보존되게 하옵소서
그리고 그로 이스라엘의 아들이라 불리우게 하소서.
그의 아버지 어머니로 이 아들때문에 즐겁게 하옵소서." (중략).
12. 할례 시술자는 아기를 위한 특별 기도를 올린다.
13. 모든 참석자는 함께 찬송을 부른다. 손을 씻은 후 축도로서 순서를 마친다.
곧 이어 음식을 함께 나누며 잔치를 즐긴다.
첫 아들을 낳았을 경우
모든 첫 것은 하나님의 것이다. 첫 열매가 하나님의 것인것처럼 첫 아들도 하나님의 것이다 (민 8:17).
그러므로 첫 아들은 하나님께 바쳐야 하였다. 모든 첫 아들들은 평생 하나님께만 봉사하며 살아야 하였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범한 금송아지 사건 이후 이 첫 아들의 권리와 의무가 모두 레위 지파에게로
옮겨졌다. 그 때 이후로 이스라엘의 첫 아들들의 하나님에 대한 봉사역활은 제한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그들의 역활을 레위 지파가 담당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평민으로 살기 원한다할지라도, 그들은 여전히 하나님의 소유이기에,
그의 주인되신 하나님께 합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그들을 첫 아들의 의무로부터 자유롭게 할 필요가 생겼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겨난 것이 '첫 아들 속전예배'이다. 이 예배를 가리켜 '피드욘 하 벤'이라 부른다.
성전시대의 유대인 첫 아들들은 이 예식을 통하여 성전 봉사의 의무를 면할 수 있었다.
이때 속전을 지불하여야 했는데 성경의 전통에 따라 5 세겔을 지불하였다.
이 예식은 아기가 츨생한지 31일 째 날에 행한다.
그러나 그날이 안식일이나 다른 절기와 겹치면, 이를 연기한다.
또 아버지가 자기를 속전하지 않았거나 속전하기전에 돌아가셨다면 본인이 나중에 스스로 속전할 수 있다.
첫 것의 조건
첫번 째 딸을 낳은 후 낳은 첫번 째 아들은 첫 것으로 치지 않는다.
그러나 남자가 두 번 이상 결혼한 경우 각각 여자의 첫 번째 아들은 첫 것으로 인정한다.
만일 여인이 유산하였을 경우 그 기간이 40일 이상이었다면 다음에 낳는 아들은 첫 것으로 치지 않는다.
또한 제왕절개로 낳은 아들도 첫 것으로 치지 않는다.
맺는말
할례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계약이 있는 계약 공동체임을 보여준다.
할례를 통하여 모든 유대인은 공동체적 삶으로 초대 받는다.
갖 태어난 아기는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는 나이에 그의 삶에 대한 강력한 후원단체를 갖게 된다.
할례에 참석한 친지들은 할례예식을 통하여 각자 자기가 하나님 앞에 갖고 있는 계약관계를 상기할 뿐
아니라 서로 계약 공동체로서의 연대의식을 갖게 된다.
할례를 통하여 유대인은 평생 그가 하나님과 계약이 있다는 흔적을 자신의 몸에 갖고 살게 된다.
그러므로 유대인은 하나님의 흔적을 몸에 지닌 할례공동체이다.
유대인들은 이 흔적을 자랑한다.
이는 그것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외적인 표이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의 이러한 자랑에 대해 바울은 할례나 무할례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하며 오히려
자기 몸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의 흔적을 자랑하였다 (갈 6: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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