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교실

[스크랩] 조선시대의 단아한 맛- 물냉면

류성련 2010. 8. 17. 00:24

<물냉면>

물냉면은 겨울 음식입니다.

추운 겨울날 선조들께서는 시원한 물냉면 한 그릇을 후루룩 비우고 아랫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면서

위의 차가움을 뱃속의 온화작용으로 추위를 잊었다고 합니다..

물냉면은 같은 물냉면이라 할지라도 각 입맛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뉘어집니다.

아무리 맛있고 소문난 냉면집이라 할지라도 어느분은 맛있게 드시고...

어느분은 불평을 하면서 드시죠...

바로 물냉면에는 깊음의 맛이 있어서 그런 성향이 있다고 개인적으로 느껴봅니다..

음식의 깊음의 맛이라.....

비빔냉면은 자극적인 맛으로 즐기는 냉면입니다.

매콤하고 달달하면서 입에 착 감기는 맛을 선호하지요..

물냉면은 어떤 맛으로 즐기는 것일까요?

육수의 은근한 맛..면발의 부드럽거나..혹은 투박하면서 면답게 쫄깃거리는 맛으로 즐기지 않을까요..

물냉면은 정통이나 전통까지 나와야 제법 맛이 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에겐 다 부질없는 이야기이고..오로지 가정에서 쉽게 물냉면다운 물냉면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조금은 번거로운 조리법이지만 그리 어려운 조리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양지살 1kg을 준비하여 핏물을 제거합니다..물에 약 3시간 담가두면 핏물이 어느정도 제거가 되지요.

 

핏물을 제거한 양지살에서 기름부위를 제거합니다.

기름부위가 많으면 냉면육수에 기름이 더 많이 동동 뜨겠죠..

 

물 6L를 들통에 붓고 양지살을 넣은 다음 아주 센불에서 한번 푹 끓입니다.

 

요즘 가정 렌지에서도 어느정도 화력이 나오죠..

사진만큼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푹 끓일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한번 끓으면 중간불로 줄여서 거품을 걷어냅니다.

몇 분 정도 지나면 거품은 생기지가 않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물이 줄어든다고 찬물을 더 부어주는데..절대로 물을 추가로 넣으면 안된답니다.

끓는 물에 찬물이 들어가면 고기가 노린내가 나고 단맛이 나오게 됩니다.

꼭 참고하세요..

 

거품이 더이상 생기지 않을때에 월계수잎 한 장, 감초 2알을 넣고 1시간 동안 중간불에서 푹 고아야 합니다.

1시간 경과후 월계수잎과 감초를 꺼내고 다시 30분정도 푹 고아 준답니다.

 

1시간 30분정도 끓인 후에 양지살을 건져내고 고기는 식혀 줍니다.

물이 약 5L로 줄어들었습니다.

 

고기를 건져낸 국물에 대파1단. 양파 1개. 무우 ¼토막. 통마늘 3개. 통생강 반쪽을 넣고 다시 30분정도 끓여야 합니다.

 

30분정도가 지나면 채로 모든 야채들을 건져내어서 육수를 최대한 깔끔하게 합니다.

그리고 국간장 50ml . 소금 2수저 를 넣고 한소끔 끓인후 불에서 내립니다.. 

 

완성된 냉면육수입니다.

기름은 국자로 최대한 건져냈구요..식으면 채에 거름종이나 깨끗한 면보를 얹어서 다른 그릇으로 조심스럽게 따라줍니다.

밑바닥에는 고기와 야채의 침전물이 가라앉아 있으니 조심스럽게 따르고..침전물은 버립니다...

 

완성된 육수를 따로 덜어서 사골육수(아주 조금)와 섞어서 한번 끓여준 육수입니다.

 

 

완성된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섞어서 (육수 80 : 동치미국물 20) 냉동실에서 보관한 사진입니다.

 

사골육수가 조금 가미된 냉면육수도 먹기좋게 살얼음이 얼었습니다.

육수가 완전하게 준비 되었네요...

냉면을 말아봅니다.

 

가정에서 조리하시는 냉면은 거의 사진과 비슷한 냉면이 되겠지요..

메밀냉면입니다.

삶아서 잘 씻은 다음 그릇에 담고 고명을 올리고 육수를 부어주면 맛있는 물냉면이 완성되겠죠..

 

고기육수에 국간장과 소금으로만 양념된 육수입니다..

정말 닝닝한 맛이 나지만 첫맛에 진한 소고기의 맛이 느껴집니다..국물양에 비해 양지살이 많았나봅니다.

첫맛은 소고기의 맛이 나지만 먹다보니 민숭민숭...그래서 냉면김치도 손이가고...끝맛도 은근하게 마무리를 잘 지어주는 무난한 물냉면입니다..

유명한 냉면집..우래옥 물냉면과 비슷한 맛이  느껴집니다.

(같이 먹었던 몇몇 분들은 싱겁다고 식초와 겨자를 찾습니다...자극적인 물냉면에 길들여진 모습이네요..)

많은 분들이 고기국물로 양념한 육수를 정통 평양 물냉면의 맛이라고들 합니다.

저는 찬성을 할 수 없구요..

잠깐 제 견해를 밝힌다면..그 당시에도 엄연히 빈부의 차는 있었겠죠..

생활이 넉넉한 양반집 대감들은 아마도 고기국물에 육수를 만들어서 물냉면을 만들어 먹었을 것이고...

넉넉지못한 일반 사람들은 아마도 동치미국물로 물냉면을 애용하지 않았나 추측을 해봅니다.

고로 고기국물 육수와 동치미국물 육수가 같이 존재하다가...나중에는 고기국물과 동치미국물이 만나게 되는 육수가 나오게 되고...

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국간장과 소금으로 양념을 한 육수에 동치미국물을 가미해서 만든 물냉면입니다...

이 물냉면은 같이 먹었던 분들이 식초와 겨자없이도 맛있다고 하는군요..

첫맛은 고기맛이 느껴지는 육수이지만 국물을 삼키면 동치미의 맛이 뒷여운으로 다가옵니다.

유명한 냉면집 남포면옥의 물냉면을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냉면의 맛을 좌우하는것은 첫번째가 육수이고 두번째가 면발입니다..

하지만 가정에서 냉면기계에서 나오는 면발을 드실 수 없기에...면발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육수의 맛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육수의 맛이 좋다보니 면발의 불평도 어느정도는 사라지게 만드는 육수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맛을 선호하게 되네요...

 

이번에는 국간장과 소금으로 양념한 육수에 사골육수를 조금 가미해서 만든 물냉면입니다.

첫맛에 고기의 맛이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같이 먹었던 일행중 몇몇은 역시 식초와 겨자를 찾습니다..

하지만 얼음이 동동 띄여진 물냉면이라서 그런지 ....첫맛의 여운이 천천히 다가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록 물냉면이 겨울 음식이지만 얼음 동동 뜬 물냉면을 여름에 못 즐긴다면 그것도 하나의 불행일 듯 싶을 정도로 입에 감기는 맛이

매력적입니다..

역시 유명한 냉면집 ..을미대의 물냉면과 맛이 비슷하다고 느껴집니다.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철에 많이 찾게 되는 냉면...

3가지의 맛을 만들어 봤습니다..

완전하게 유명한 냉면집의 맛을 표현하지는 못하겠지만 나름대로 가정에서 한 여름의 무더위에 시원하게 한 그릇을

말아 드신다면 그 행복감이 시원하게 가슴으로 스며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잔잔한 여운으로 감상하는 물냉면...

직접 요리하셔서 한번 음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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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식의 멋과 맛
글쓴이 : 칼스버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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