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광야의 비누나무 (글, 사진출처- http://segibak.or.kr/ 정정숙전도사의 성서식물)
‘하마다트’는 성경에 직접 나오는 식물은 아니지만 출애굽 하던 백성들이 광야에서 사용하던 비누나무로서 싹을 비비면 나오는 즙을 비누처럼 사용하였다. 퉁퉁마디와 비슷한 이 ‘하마다트’ 잎들은 뭉개지면서 미끌미끌한 즙을 내며, 약간의 거품도 일으킨다. 베두인들은 지금도 ‘하마다트’ 즙으로 손발을 씻거나 머릿기름으로 사용하는데, 시나이에서 만난 한 베두인은 즙을 머리에 바르는 시늉까지 해 보여 주었다. 이스라엘이 시나이반도를 점령하고 있을 때, 그곳에서 10년 동안 광야투어 가이드로 일하던 다니엘(A. Daniel)씨도 이 풀을 한 움큼 비비면 그럭저럭 쓸만한 거품이 일므로 손을 씻을 때 사용한다고 했다. 성경에 여러 번 나오는 잿물은 재에 물을 뿌려 밑으로 떨어지는 물을 도로 받은 것으로, 비누의 원료가 된다. 성서시대에는 올리브유나 산양(山羊)의 지방을 잿물과 섞어 비누를 만들었으며, ‘자쿰’이라는 향기로운 기름을 추가하기도 하였다. 민수기에서는 송아지 재가 정결수(淨潔水)를 만드는데 사용되었고, 예레미야와 욥기에서는 잿물로 씻는 것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말라기에서는 잿물이 표백제로 사용되었음을 보여 준다. 잿물은 히브리어로 ‘보르’ 또는 ‘보리트’이지만, 예레미야서는 비누를 ‘보리트’(ברית)라 하고, 잿물은 ‘네테르’(נתר)라는 고(古)아람어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현대 히브리어는 불어의 영향으로 비누를 사본(סבון)이라 하는데, 경북 시골에서 프랑스 선교사의 영향으로 비누를 ‘사분’으로 부른다. 1)〔욥기 9장 30절〕내가 눈 녹은 물로 몸을 씻고 잿물(בר 보르)로 손을 깨끗이 할지라도 2)〔예레미야 2장 22절〕주 여호와 내가 말하노라 네가 잿물(נתר 네테르)로 스스로 씻으며 수다한 비누를(ברית 보리트) 쓸지라도 네 죄악이 오히려 내 앞에서 그저 있으리니 3)〔말라기 3장 2절〕그는 ...... 표백하는 자의 잿물(ברית 보리트)과 같을 것이라 4)〔민수기 19장 6-13절〕제사장은 ...... 암송아지의 재를(אפר 에페르) 거두어 ...... 간직하였다가 부정을 깨끗케 하는 물을 만드는데 쓸 것이니 곧 속죄제니라
유대광야의 비누나무
‘하마다트’는 명아줏과의 반(半) 관목으로 털이 없으며, 키는 30~100cm 정도로 자란다. 줄기가 곧고 나무처럼 딱딱하며, 기부(基部)의 가지들과 위쪽의 가느다란 가지들이 복잡하게 엉기면서 자란다. 묵은 가지는 아이보리색에 가깝지만, 마디를 가진 새 줄기는 육질의 녹색 또는 회녹색으로 초라한 가시덤불 모습을 하고 있다. 잎은 작은 세모꼴 비늘로 축소되어 있고, 테두리에는 막이 형성된 컵을 겹쳐 꽂아 놓은 듯하다. 분홍색 꽃은 대부분 작고 수상화서(穗狀花序)처럼 꽃피는 가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두개의 소포엽에 풀잎 모양의 테두리가 있는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다. 씨방은 2~3개의 작은 암술대를 내며, 암술머리 안쪽에는 작은 돌기가 많고 바깥쪽으로 말려 있다. 열매는 지름이 4~8mm이며, 도란형으로서 끝이 불규칙하게 살짝 갈라져 있다 비누나무는 광야의 건천(乾川) 주변 충적토나 경작되다가 버려진 땅에서 잘 자라며, 싯딤이나 로뎀이 자라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낙타의 먹이나 땔감으로 이용되며, 기근이 심하면 베두인들은 이 비누나무의 여린 줄기와 잎을 따 먹기도 한다. 뱀에게 물렸거나 상처가 났을 때는 즙을 바른다. 지역별로는 시나이반도, 네게브사막 등 무더운 곳에서 주로 자라지만 남부 요단계곡, 사해 주변, 길르앗사막, 암몬, 모압, 에돔, 사하라, 아라비아, 이란, 스페인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잿물에다 쌀겨를 비벼 넣어 비누를 만들었으며, 서양에서 들어 온 하얀 수산화나트륨 덩어리를 잿물에 빗대어 양잿물이라 불렀다. 요사이는 수산화나트륨 수용액(가성소다수)에다 폐식용유를 섞어 비누를 만들기도 한다. 페니키아안들은 BC 600년부터 재에다 산양의 유지를 섞어 비누를 만들었으며, 중국에서는 잿물에다 밀가루와 여뀌풀즙을 섞어 비누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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