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툴리안
1.1.1.1. 생애
▲터툴리안의 모습 |
“지금까지 변증가들 가운데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교부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라틴어를 사용하는 두 분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은 스승과 후계자의 관계이기도 하며 북아프리카 출신이기도 합니다. 터툴리안과 키프리안이지요. 먼저 터툴리안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터툴리안이라고 하면, ‘삼위일체’(trinitas)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교부입니다. 아무튼 잠깐 쉬고 계속 할까요?”
잠깐 커피를 마시는 시간에 어느 형제가 교수님께 다가가서 질문을 하는 듯 싶었다. 그리고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눴다. 교수님은 손짓을 하시거나 팔짱을 끼고 왼손으로 턱을 만지작거리시면서 또는 고개를 끄덕거리시면서 대화를 나눴다. 그러는 중 벌써 쉬는 시간이 끝나고 수업시간이 되었다.
“쉬는 시간에 어느 형제로부터 유익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터툴리안에 관해 말씀을 드리기 전에 몇가지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터툴리안은 삼위일체를 ‘한 본질과 세 위격들’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신ㆍ구약’ 성경이라는 용어도 처음으로 그가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삼위일체를, 즉 하나님에 관해 알려고 할 때에 반드시 터툴리안의 설명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죠.”
“터툴리안(약155–230)은 북아프리카 카르타고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본명은 퀸투스 셉티미우스 플로렌스 테르툴리아누스(Quintus Septimius Florens Tertullianus)입니다. 참 긴 이름이지요. 당시 그의 부친은 로마 장교로서 카르타고에서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이교도 가정에서 태어난 터툴리안은 덕스러운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터툴리안은 아마도 모든 일에 있어 부지런한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문성도 뛰어났습니다. 특별히 로마법에 관해 심오한 지식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직업상 법률가는 아니었지만 분명히 차분하고 냉정한 이성을 지닌 인물임에는 틀림없었습니다. 그런데 약 197~198년경 그는 기독교로 개종했습니다. 글쎄요. 어떻게 개종하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아니 분명한데 기록이 남아 있지 않는 것이겠죠. 역사는 기록된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1.1.1.1.1. 몬타니즘
“약 200년경 결혼한 그는 장로가 되었습니다. 당시는 로마제국 황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146-211)의 핍박이 있었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터툴리안은 교회를 떠났습니다. 그 이유는 몬타니즘(Montanism)을 로마교회가 정죄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몬타누스파는 재혼을 금했는데 로마감독의 권위를 가지고 재혼을 허용하였기 때문입니다. 아마 217~222년 경 그는 자신의 마지막 작품 『겸양에 관하여』를 쓴 후 역사의 기록에서 벗어났습니다. 터툴리안이 몬타니즘으로 개종했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교수님, 질문이 있는데요. ‘몬타니즘’이 무엇입니까?”라고 권정기 씨가 물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교수님은 “예,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몬타니즘은 초대교회 때, 즉 2세기 중엽에 일어난 기독교의 한 종파였습니다. 창설한 자는 ‘몬타누스’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성령 운동을 강조한 종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몬타누스는 두 여인, 즉 프리스킬라와 막시밀라와 함께 동행했는데 그녀들은 성령의 인도를 직접적으로 받는다고 했습니다. 이것에 관해서는 『위대한 여인들의 발자취』라는 책의 3장 ‘프리스킬라: 이단자’를 보면, 몬타니즘에 관해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 몇 부분만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를 위해 그 책 44페이지 앞부분을 정유영 씨가 읽어주시겠습니까?”
사도들이 아직 활동하고 있는 동안 일부 개종자들이 이상한 교리들을 수용하고 채택했다. 예수님은 몇몇 사람들이 교회로 들어와서 미혹시킬 것이라고 예언하신 적이 있다(마 13:20-22).
▲몬타니스트들이 강조하는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 |
그 결과 사도들은 성도들을 미혹시키기 시작하는 이단적 가르침들에 대해 교회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데 주력했다(행 20:29-30; 벧후 2:1-3). 하지만 이단 사설은 교회 전체에 퍼져 나갔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수용하였다(요일 2:19). 2세기 말 소아시아 지방에 프리기안이라는 곳에 이단자 몬타누스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성령께서 교회에 새로운 계시를 주시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과 두 명의 여인 프리스킬라(Priscilla)와 막시밀라(Maximilla)는 그 계시를 받는 선지자들이라고 칭했다. 그들은 받은 계시를 ‘새 예언’(New Prophecy)라고 불렀다. 새 예언은 박해와 금식에 저항하고, 재혼을 금하고, 죄를 미워하는 것을 강조했다.
“보다 자세한 것은 ‘이단들’이란 주제를 다룰 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때까지 참을 수 없다고 여기시는 분들은 『이단과 정통』의 129~133페이지를 읽어보시면 그 궁금증이 시원하게 풀릴 것이라 믿어집니다.”
1.1.1.2. 저서
▲터툴리안의 전집 앞 페이지 |
“아무튼 터툴리안은 탁월한 변증가, 논리적인 변증가, 철의 의지를 지닌 변증가였습니다. 진실하고 선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바칠 단호한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차분한 성품은 아니었습니다. 본문을 왜곡하거나 사실을 과장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기독교의 도덕성을 과장하는 경우도 혹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의 학문성을 평가 절하해서는 안됩니다. 그의 탁월한 논리적 사고는 기독교를 변증하는 데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그는 무려 31권의 작품들을 집필했습니다. 대부분이 변증적 작품, 논쟁적 작품, 교의적 작품, 도덕적 작품들 입니다. 그러면 하나씩 살펴보도록 합시다.”
“먼저 변증적 작품들 중에서 『이교도들에 관하여』는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권은 이교의 도덕들을 비판하고, 2권은 바로(Varro)라는 사람이 제시한 이교 신앙들을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두 번째 책 『변증학』은 197년경에 쓰여진 것으로, 이전의 선배들처럼 이교를 비판하고 기독교인들의 순수성을 변호합니다. 특별히 기독교인에 대한 핍박이 부당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세 번째 책인 『영혼의 증거에 관하여』는 197~200년에 쓰인 작품으로, 6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 책은 마치 『변증학』의 부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200~206년에 쓰여진『유대인들에 반대하여』는 기독교의 진실성을 예언서에서 증명하고 있습니다. 모두 14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두 번째 범주는 논쟁적 작품들입니다. 이단들에 관한 책으로, 이레니우스처럼 교회의 전통과 권위를 가지고 이단자들에 반대했습니다. 1~14장은 신실한 성도들에게 이단과 이단자들을 경계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15~37장은 이단자들도 성경을 인용하면서 자신들의 정당함을 말하지만, 성경은 진실한 신앙을 소유한 사람들의 것이지 거짓 신앙을 소유한 자들의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38~44장은 이단자들이 지닌 기강들은 도둑과 강도들이 지닌 것과 같다고 혹평했습니다. 두 번째 책인 『마르키온에 반대하여』는 이단자 마르키온에 대해 비판한 책입니다.”
“세 번째 범주에 해당되는 교의적 작품들은 주로 『세례에 관하여』, 『스콜피온 해독제』, 『그리스도의 몸과 부활에 관하여』, 『프락세아스에 반대하여』, 『영혼에 관하여』등입니다. 그 가운데 『프락세아스에 반대하여』는 성부 고난설을 주장하는 지도자인 프락세아스에 반대해 쓴 작품입니다. 이 당시 프락세아스는 아프리카 지방에 거짓 교리를 퍼뜨리고 있었습니다. 터툴리안은 그에게 삼위일체 위격들의 구별과, 존재의 단일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삼위일체와 성육신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말합니다.”
“네 번째 범주에 속하는 도덕적 작품들 가운데 『기도에 관하여』가 있습니다. 이 작품의 1~9장은 주기도문을 세밀하게 설명하는 작품입니다. 10~27장은 선한 기도의 도덕적 조건, 육체적 조건, 그리고 예식적 조건들을 상세히 설명합니다. 28~29장은 기도의 유효성을 설명합니다. 다음은 『회개에 관하여』, 『자선에 관하여』, 『여성들을 존경함에 관하여』입니다. 이 책에서는 여성들의 옷차림, 장식을 간단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젊은 여성들에 관하여』, 『결혼에 관하여』, 『과부에 관하여』, 『순교자들에 관하여』, 그리고 『인내에 관하여』등이 있습니다.”
▲『구경거리에 관하여』의 한 페이지 |
“마지막 범주는 기강에 관한 작품들입니다. 『구경거리에 관하여』, 『양심에 관하여』, 『핍박에 관하여』, 『우상숭배에 관하여』, 『외투에 관하여』가 있습니다.”
“이상의 저서들 중 몇 가지만 간추려 읽어보도록 합시다. 먼저 『변증학』에 관한 작품을 읽어보겠습니다. 이레니우스가 영지주의에 반대하여 큰 공헌을 했던 것처럼 터툴리안도 역시 이단들에 반대하여 큰 공헌을 했습니다. 다음은 『변증학』의 21장 6절, 19장 3절입니다. 김주식 씨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수님, 어디에 있는 것이라구요?”라고 김주식 씨가 묻자 옆 좌석에 앉아 있던 분이 “김 선생! 뭐 하고 있어? 여기잖아.”하면서 말한다. 그러자 김주식 씨는 교수님이 말씀하신 부분을 찾아 읽기 시작한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오시는 분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그 두 분은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또 성령으로부터 나오시는 성령도 되시고, 하나님으로부터 나오시는 하나님도 되시기 때문에 수로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분은 근원에서부터 나오시는 분이시며 결코 분리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기독교 기강과 신앙에 대한 진리가 현존하는 곳에서, 성경의 진리를 발견할 수 있고 성경의 설명도 발견할 수 있고 모든 기독교 전통 진리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기도에 관하여』의 6장 2절의 내용인데요. 천강식 씨가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는 기도는 영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 자신이 생명이며 생명의 떡이라고 하셨기 때문에 우리의 떡이 되십니다. ‘나는 생명의 떡이니라’고 그분은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도 영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떡은 하늘로부터 내려온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덧붙여 말하면, 그분의 몸은 떡과 같은 것입니다. ‘이것은 나의 몸이니라’는 말씀을 이와 같이 이해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일용할 양식을 간구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히 살기 위함을 기도하며 그분의 몸과 분리되지 않도록 간구해야만 합니다.”
끝으로 『프락세아스에 반대하여』의 2장 1절을 차동희 씨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직 한 분 하나님만 계심을 우리는 믿습니다. 이처럼 오직 한 분 하나님의 아들이 있으십니다. 말씀이신 그분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오셨고, 그분으로부터 모든 것이 만들어졌고 그분이 없이는 어떤 것도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그분이 성부로 말미암아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셨고, 사람의 아들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우리가 믿습니다. 그분이 성경에 따라 고통을 당하셨고, 죽으셨고, 그리고 장사되셨음을 우리가 믿습니다. 그분이 성부의 우편에 앉아계심을 우리는 믿습니다. 그분이 죽은 자와 산자를 심판하시기 위해 다시 오심을 우리는 믿습니다. 약속에 따라 성부께서 성령을 즉 모든 자들의 신앙을 거룩하게 하시는 분을 보내셨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신앙의 이와 같은 규율은 복음의 시작한 후에 있었습니다. 초기 이단자들이 일어나기 전에도 말입니다.”
“터툴리안의 신학은 대체적으로 정통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오리겐과는 달리 그리스 철학을 증오한 자였습니다. 영혼이 선재했다고 믿지 않았습니다. 터툴리안의 삼위일체론 개념은 후에 있을 니케아 범교회 종교회의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별히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삼위일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성부 고난설’에 반대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삼위일체 개념을 설명하면서 ‘삼위일체, 경륜(economy), 위격, 그리고 본질’ 이란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성자는 성부와 구별되고, 성령은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그는 ‘믿음의 규율’을 언급했는데 이는 교회의 권위 있는 전통을 의미했습니다. 로마 카톨릭이 말하는 전통이 아니라 바로 ‘말씀’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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