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믿음이란?
종교개혁의 오직 믿음, 즉 솔라 피데(sola fide)라는 교리만큼 곡해되는 것이 없을 것이다. 자주 오직 믿음이란 믿기만 하면 행함과 거룩함의 열매가 없어도 구원받는다는 의미로 왜곡된다. 그렇게 되면 믿음은 회개와 순종과 사랑의 필요성을 배제하고 불순종의 삶을 합리화하는 방종의 라이선스로 둔갑한다. 동시에 주님을 힘써 따르는 제자도의 삶을 회피하는 편리한 구실로 전락한다.
물론 오직(솔라)의 의미는 우리의 모든 행함과 의로움, 즉 믿기 전의 선행 뿐 아니라 믿은 후 성령의 은혜로 산출된 거룩함마저도 우리가 하나님께 의롭다 하심을 얻는데 공로적인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모두 배제된다는 것을 뜻한다. 오직(솔라)은 우리 안에서 이루어진 모든 의로움을 배제하는 동시에 우리 밖에서 이루어진 의로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와 부활로 이루어주신 의로움만을 가리킨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밖에서 이루어주신 외래적인 의로움만이 우리가 하나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는 유일한 근거라는 것이다.
오직 믿음의 교리는 방종을 조장하는 교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만을 의존하고 자랑하며 인간의 의로움을 내세우지 못하게 하는 교리이다. 솔라 피데는 성화 과정에서 우리가 빠지기 쉬운 가장 무서운 죄, 즉 자신의 거룩함으로 인한 영적인 교만과 우월의식을 제어하고 참된 성화의 기초인 겸손을 배양하는 교리이다. 신자가 거룩해질수록 자신의 부패함을 더욱 의식하며 자신이 이룬 의로움이 아니라 오직 십자가의 공로만을 의지해서 주님 앞에 설 수 있다는 의식이 고취된다.
더불어 오직 믿음은 칭의 뿐 아니라 성화의 전 과정에도 적용되는 원리이다. 성화에 있어서 오직 믿음이란 믿음만이 순종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비결이며 방편이라는 뜻이다. 오직 그리스도를 의존하는 믿음만이 순종을 가능케 하며 선행과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가 우리 밖에서 이루어주신 의로움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는 동시에 계속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의존하는 믿음으로만 거룩한 삶을 살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오직 믿음은 우리 구원과 성화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 포괄적인 원리이다. 그래서 의인은 오직 믿음으로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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