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장과 소그룹
강원근 목사
소그룹에서는 “무엇을 믿을 것인가?”라는 질문보다는“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삶의 적용이 주제가 된다. 믿는다는 것은 나의 의지가 가미된 추상적인 것이지만, 산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강한 현실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소그룹에는 진지함과 뜨거움 그리고 헌신이 있게 마련이다.
금세기 최고의 리더십 연구가 중 한 명으로 평가되는 Howard Gardner (하버드대학교 교육심리학 교수)는 깊은 영향력 있는 리더란 자기만의 스토리가 명확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 말은 세상의 리더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도 또 목회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리
라. 무엇이 목회의 차별성을 만들어 내는가? 그것은 자기만의 목회 스토리 즉, 목회 철학일 것이다. 그리고 목회 철학은 결국 선택이다. 나는 소그룹을 이런 각도에서 이해한다. 교회에서 소그룹을 활성화 한다는 것은 목회 철학이며 선택이라는 말이다.
내가 경험한 소그룹의 매력은 사람이 중심에서부터 변한다는 것이다. 대그룹과는 달리 소그룹에서는 각 개인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러다 보니 삶이 터치가 되는 것이다. 소그룹에서의 대화는 “무엇을 믿을 것인가?”라는 질문보다는“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삶의 적용이 주제가 된다. 믿는다는 것은 나의 의지가 가미된 추상적인 것이지만, 산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강한 현실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소그룹에는 진지함과 뜨거움 그리고 헌신이 있게 마련이다. 이 진지한 헌신이 신앙의 무게, 교회의 무게를 만드는 것이다. 신앙의 무게는 파괴력을 제공한다. 마치 투수가 체중을 실어서 공을 던질 때 그 공이 위력적인 속도로 날아가듯이 말이다. 그래서 소그룹이 제대로 활성화된 교회와 선교단체는 그 수에 관계없이 매우 견고하고 목표를 향한 파괴력이 있다.
소그룹의 핵심은 관계이다. 그리고 관계는 만남과 대화에서 출발한다. 교회성장의 성서적 모델이 되는 사도행전 2장을 읽어보면 46절에 이런 말씀이 나온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초대교회 성도들의 삶은 성전과 집, 이 두 장소에서 관계를 쌓는 것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것이다. 성도들은 교회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만나 서로의 관계를 깊어지게 해야 한다. 가정을 통한 관계의 심화는 기쁨과 순전한 마음(Sincere Heart)이라는 열매를 맺게 된다. 겉치레인 말잔치가 아니라 심령을 감동시키는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실의 관계가 촉진되는 것이다.
교회 소그룹 사역의 출발은 담임목사의 각오이다. 변화야말로 믿음의 진실한 의미라고 믿는 목회자가 지속성을 유지할 것이다. 만약 목회자가 소그룹을 통한 교회성장을 바란다면 평신도 리더들을 잘 세워야 한다. 사람들이 늘어나면 목회자는 모든 소그룹을 다 관리할 수 없다. 이때 목회자가 평신도 리더들과의 관계를 깊게 하면 소그룹들이 잘 움직여 나간다. 예수님의 사역도 이와 비슷했다고 생각한다. 예수님 곁에는 군중들이 있었으나, 예수님은 그중에서 70인의 제자를 선별하셔서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셨고, 더 나아가 12제자, 그리고 종국에는 3제자(베드로, 야고보, 요한)를 선별하셔서 사역을 하셨다.
마지막으로 개척교회가 아닌 기성교회에서 소그룹사역을 하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소그룹사역을 속히 전개하고 싶으나 먼저 교회의 영적토양 자체를 기경(起耕)해야 할 때가 있다. 교회가 소그룹사역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무리하게 시도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영적토양을 기경하면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필자가 학생목회자(Student Pastor)로서 현재의 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했을 때 교회는 여러가지 여건상 도저히 소그룹사역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지 않았다.
청년시절부터 선교단체에서 생활처럼 익혀온 소그룹의 노하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준비작업으로 몇 가지 단기 프로그램을(주로 6주 과정) 시도하면서 성도들이 자기 생각을 많이 표현하도록 유도했다. 분주하게 너무 많은 프로그램을 시도하기보다는 한 가지씩 짧지만 정확하게 하고 넘어가면서 성도들의 학습능력을 심화시켰다. 교회는 지난 3년간 수적으로 대학생포함 30명 출석에서 120명 출석으로 또 재정적으로 많이 성장했지만, 이것은 소그룹사역을 본격적으로 한 결과는 아니다. 하지만 소그룹사역을 본격적으로 시도하기 위한 이제까지의 준비작업이 효과를 본 것이다.
소그룹의 형성과 운영에는 정도가 없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환경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스스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교회에 가장 맞는 소그룹 모델은 어떤 것일까? 이 질문을 가지고 지난 2년여 동안 여러 교회성장 모델들을 틈틈이 공부하고 성장하는 교회들을 직접 찾아가서 탐방해 왔다. 그리고 그 탐구의 중간 결과를 먼저 교회의 영어권회중(예일대학교 학부학생들)에 적용했고, 지금은 그 범위를 한어권 성인회중으로 넓혔다. 현재까지 필자가 얻은 탐구의 중간 결과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펜을 놓을까 한다.
• 교회성장 이론들이 이야기 하고 있는 핵심은 두 가지다. 즉, 성령의 역사와 지도력이다.
• 교회성장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도구로서 충만한 ‘예배,’ 가족같은 ‘소그룹,’ 변화의 ‘훈련,’ 평신도 ‘팀사역’이 핵심적으로 제시된다.
• 성령의 역사는 인간의 노력을 뛰어 넘는 역사다.
• 지도력의 핵심에는 설교, 영성, 인격, 비전제시, 의사소통, 창조적 예배 능력이 놓여 있다.
• 소그룹은 훈련지향형, 전도지향형, 돌봄지향형으로 나누어지지만, 대부분 이 세 가지를 겸하고 있다.
• 미국과 한국의 한인교회들이 많이 선택하고 있는 소그룹에 바탕을 둔 성장모델들의 성향을 도표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프로그램 특성 비교
* LPM (Lay Pastors Ministry): 이 모델은 미국에서 만들어졌으나 분당할렐루야교회를 비롯한 한국과 미국의 꽤 많은 교회들의 핵심적인 성도양육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특징은 성도들간의 개인적인 돌봄(Care)을 강조하며, 대부분의 교회에서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 가정교회는 휴스턴서울침례교회에서 개발된 프로그램으로 가정에서의 나눔을 통한 치유와 전도에 초점을 둔다.
* 제자훈련은 미국네비게이토에서 개발된 프로그램이지만 사랑의교회 옥한흠 목사가 지역교회에 맞게 재개발한 프로그램이다. LPM, 가정교회 모델보다는 훨씬 강도가 있고 말씀공부와 삶의 적용 훈련에 치중한다.
* D-12 모델은 NCD (자연적 교회성장) 컨설팅을 받은 전세계의 교회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풍성한 교회의 프로그램으로 최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교회의 프로그램은 네비게이토 선교단체의 프로그램을 상당부분 수용하고 거기에 몇 가지 지역교회 토양에 맞는 수양회를 덧붙였다. 이 모델은 특히 전도와 양육을 통한 영적 배가를 강조한다.
참고로 우리교회의 소그룹 영적훈련 순서도를 소개한다.
1 단계(필수단계): 이 단계의 완성으로 속회 인도, 전도 등 평신도 사역이 가능
1. 새가족모임(6주): 모범적 신앙생활이란?, 구원과 믿음, 성경과 경건의 시간, 기도와 전도, 교제와 헌금, 교회와 감리교
2. 관계수양회: 건강한 관계 세우기 수양회
3. 신앙생활 기초 지식: 일대일 제자 양육 성경공부
4. 전도훈련(세미나): 오이코스 전도폭발
★ 1단계 완성의 결과: 속회인도(가정교회 형태, 속회 통한 전도 강조), 평신도 사역자 역활(3-7명의 성도에 대한 PACE (Prayer,
Available, Contact, Example) 사역, 치유와 사역은 관계에서 온다는 진리에 집중)
2 단계(심화단계): 교회 핵심 리더들을 위한 과정
5. 생활훈련: “작은 예수가 되라”
6. 치유세미나: 내적 치유 수양회
7. 은사발견: “은사 학교”(교회성장연구소), PLACE 5 종(도서출판NCD)
8. 사역훈련: 성령론, 교회론, 소그룹인도 방법
9. 건강한 교회 신학(선택): “자연적 교회성장,” “평신도를 깨운다,”“D-12 System,” “셀리더 지침서”
★ 2단계 완성의 결과: 속장과 평신도 사역자들로 구성된 팀의 인도자로서 1, 2단계를 이끎 3단계부터는 선택으로서 지역교회를 넘어선 우주적 교회의 지도자 양성 과정이다.
3단계는 전문적 성경연구를 하고,
4단계에서는 헌신된 제자생활 방법을 토의한다(“제자훈련과정 전 10권” 네비게이토 출판사).
마지막 5단계에서는 세계관 교육으로 담임목사가 선정한 여러 권의 필독서를 같이 읽으면서 기독교 세계관을 토의하면서 제자훈련으로 인해 자칫 좁아지기 쉬운 시야를 넓힌다.
소그룹의 약점은 소그룹 우월의식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자훈련의 경우 교회의 전통 중 말씀, 묵상, 전도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사회정의, 성령운동, 신비주의 전통 등의 필요성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지역교회 목사는 특히 이 부분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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