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요한 아른트, 진정한 기독교”
오늘은 요한 아른트(Johann Arndt, 1555–1621)가 별세한 날입니다. 1621년 5월 11일, 66세의 아른트는 독일 첼레(Celle)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종교개혁 이후 루터교 성도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던 목회자 중 하나였던 아른트는 헬름슈데트(Helmstedt)와 비텐베르크 대학 등에서 수학했습니다. 아른트의 저서 『진정한 기독교』는 그를 “독일 경건주의의 아버지”로 불리게 하였습니다. 그의 이 책에서 영적인 바른 회개에는 죄를 대하는 진정한 참회와 고통이 수반됨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거룩한 삶이 뒤따르는 신앙이 참된 것임을 주장했습니다. 비록 아른트의 동료 목사들과 브라운슈바이크 시(市)의 비판을 받았지만, 독일교회 성도들의 가정 대부분은 이 책을 성경과 함께 애독하였습니다. 그는 복음서와 요리문답 설교집을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은혜의 강은 그대의 아래로 흐르지 위로 흐르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어찌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빛의 은혜가 그리스도의 겸손한 삶을 따라 행하지 않고 루시퍼의 길을 따라 행하는 자에게 임할 수 있겠습니까? 요컨대, 살아있는 믿음을 통한 그리스도와의 연합, 옛 사람을 죽임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워지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고 목적입니다. 사람이 자신에 대해 죽는 만큼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 사시고, 자기의 악한 성품을 억제하는 만큼 은혜가 그에게 임할 것이며, 육체를 죽이는 만큼 영이 살게 되고, 어두움의 일들이 소멸되는 만큼 속사람이 새로워지고, 자기 감정과 육체에 속한 삶, 즉 이기주의, 자기 명예, 분노, 탐욕, 쾌락이 죽은 만큼 성부, 성자, 성령께서 그 안에 들어가시고 그를 소유하실 것입니다. 반면에 본성, 육체, 어두움, 세상이 그를 지배할수록 은혜, 영, 빛, 하나님, 그리스도께서 거하실 수 없으니, 이에 의해 각 사람은 자신을 시험해 볼 것입니다. 따라서 참 회개가 없이는 비추임을 받을 수 없습니다.[Johann Arndt, True Christianity, 노진준 역, 『진정한 기독교』 (서울: 은성, 2004), 410.]
성령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죄인을 회개와 위로로 이끄신다는 것을 강조한 아른트의 사상은 교리주의에 빠져있던 독일교회를 활력으로 이끌었습니다. 경건주의에 향한 비판(주관주의, 열광주의, 감정적 신앙 등)이 있지만 루터교 목사이자 경건주의자 아른트는 루터교회를 넘어선 개혁자임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사람은 인격적이고 통합적인 존재입니다. 지성과 정서, 의지 모두가 은혜의 빛 아래에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른트는 우리에게 귀한 교훈을 제시합니다.
아른트는 당시의 영적 상태를, “모든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종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아무도 그를 실생활에서는 따르는 자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고 절규한다. 아른트는 기독교의 위기는 신앙과 생활의 분리, 곧 이원론에 있음을 지적하면서 생명력을 잃어버린 당시의 정통주의 교리기독교에 항변하며, 믿음, 회심, 중생, 성화에로의 새로운 삶의 강령을 제시한다. 아른트는 종교개혁적 참 교리를 회복한 루터교회 정통 신학에 저항한 것이 아니라, 종교개혁의 보화를 참으로 귀하게 여기고, 누리면서, 보다 역동적인 전인적 삶을 제시하지 못하는 교회를 표적으로 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바른 교리와 삶을 균형 있게 제시한 아른트를 우리는 그야말로 “최초의 루터주의 신학자”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주도홍, 『개혁교회 경건주의』 (서울: 대서, 2011),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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