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신학대학원2·6교실/교회사2 교실

[스크랩] 정통주의와 신정통주의

류성련 2014. 9. 13. 23:20
 

정통주의와 신정통주의

 

  먼저 말씀드릴 것은 소위 '정통주의'(正統主義, legitimism, orthodoxy)라는 것은 사람들마다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입니다. 개신교에는 다양한 교파들이 있는데 자신들이 신봉하는 신학사조를 정통주의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정통주의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정통주의란 일반적으로 성경에서 말하는 기독교 신앙을 성실하게 고수하는 입장을 일컫는 말입니다. 정통의 반대말이 바로 이단(異端)입니다.

 

  그런데 성경의 기독교 신앙은 신조에 의해 표현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다 정확히 말하면 정통주의는 교회의 정통 신조를 따르는 것을 가르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교회의 우세한 교리를 따르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교회의 발전과정에서 정통이 이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결론이 생깁니다. 여기서 교회의 분파적 분열이 야기된 것입니다.

 

  따라서 정통주의의 여부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그에 따른 신조와 역사적 정통성에 충실한지에 의해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통주의는 일반적으로 자유주의 신학에 반대되는 보수주의 신학이라는 개념으로 널리 인식되어 왔습니다.

 

  다음으로 '신정통주의'(新正統主義, neo-orthodoxy)란 19세기의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반동으로 칼 바르트(Kark Barth)에 의해 시작된 신학사상을 의미합니다.

 

  신정통주의는 신학적 모티브가 종교개혁의 원리들에서 나왔기에 이같은 명칭이 붙여진 것이지만 종교개혁으로의 복귀운동은 아닙니다. 신정통주의는 자유주의 신학의 내재성을 비판하고 초월성을 강조하나 과학적 탐구와 가설을 정당시하고 성경비평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정통주의와 다릅니다.

 

  신정통주의의 대표적인 신학자가 바로 칼 바르트인데 그는 국내에 무척 왜곡되이 소개된 신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신정통주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려면 바르트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참고로 바르트의 신학에 대해 언급합니다.

 

1. 바르트의 생애와 그에 대한 평가

 

  칼 바르트는 1886년에 독일에서 출생해서 1968년에 사망했는데 그가 태어난 19세기는 소위 자유주의 신학의 전성기라고 불리어지고 있습니다. 그 당시는 고고학과 고등비평의 영향으로 성경의 축자영감이 거부되고 성경의 권위도 많이 축소되었습니다.

 

  바르트는 자유주의 신학이 만연하던 시대에서 신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지만 1919년에 <로마서 주석>을 출판하면서 자유주의 신학에 상당한 반격을 가했습니다. 그래서 바르트는 "자유주의 신학자들이 놀던 마당에 떨어진 폭탄"이라는 평가를 듣게 되었습니다.

 

  바르트의 사상을 "신정통주의"라고 하는 것은 그의 신학이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반동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바르트의 신학은 자유주의 신학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그를 자유주의 신학자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1933년에 히틀러의 나찌 정부가 들어서자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분열이 야기되었는데 바르트는 1934년에 바르멘선언을 주도하면서 고백교회의 입장에 서게 되었고 이로 말미암아 나찌 정부의 박해를 받아 스위스로 추방되었습니다.

 

  바르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도 스위스에 계속 남아 국수주의적 반공주의자들을 비판하며 냉전의 종식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래서 바르트는 행동하는 양심적인 신학자로 불리기도 합니다.

 

  바르트가 남긴 유명한 말로는 "한 손에는 성경, 한 손에는 신문"이 있는데 이는 그리스도인은 불의한 사회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그의 신앙적 가치관을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바르트가 남긴 역작으로는 <교회교의학>이 있는데 이 책은 기독교신학에서 20세기 최고의 고전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세기 최고의 신학자" 하면 바르트가 많이 꼽히고 있습니다.

 

  세계 다수의 개혁교회는 칼 바르트를 20세기의 가장 대표적인 개혁신학자로, 또한 개혁신학의 전통을 계승하는 자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고, 미국 내에서도 바르트의 신학은 프린스턴 신학교를 비롯한 여러 장로교회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미국교회 내에서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인 라인홀드 니버(R. Niebuhr)와 리차드 니버 (H. R. Niebuhr)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2. 바르트 신학의 중심 사상

 

  여기서 바르트의 신학사상을 모두 논한다는 것은 상당한 작업과 시간과 분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의 핵심사상만 거론합니다.

 

  바르트 신학사상의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하나님의 말씀의 신학"입니다. 20세기 최고의 신학 고전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르트의 <교회교의학>도 "하나님의 말씀의 신학"을 주창한 바르트의 신학적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바르트가 "자유주의 신학자들이 놀던 마당에 떨어진 폭탄"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도 자유주의 신학자들에 의해 훼손된 성경의 권위를 일으켜 세웠기 때문입니다.

 

  당시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고고학과 역사비평 등의 영향으로 성경의 축자영감설을 거부하고 이성적인 방법으로 성경에 접근했습니다. 그래서 성경의 권위가 자연 훼손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르트는 고등비평 등으로 밝혀진 성경의 일부 모순과 문자적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고 주창했습니다.

 

  바르트의 신학에서 나타나는 유명한 사상으로는 "하나님의 말씀의 삼중양태"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① 계시된 말씀=예수 그리스도, ② 기록된 말씀=성경, ③ 선포된 말씀=성경"입니다.

 

  이처럼 바르트는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자들에 의해 훼손된 성경의 권위를 회복하고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했기 떄문에 그의 신학의 핵심요지를 "하나님의 말씀의 신학"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3. 바르트가 국내에 왜곡되이 소개된 이유

 

  서구의 신학자들 중에서 국내에 가장 왜곡되이 소개된 신학자가 바로 칼 바르트입니다. 특히 예장 합동과 고신 등에서는 칼 바르트가 자유주의 신학자로 알려져왔습니다. 그러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총신대 학장을 지낸 고 박형룡 교수가 근본주의 신학자인 메이첸이 총애하는 제자였던 관계로 메이첸(Machen)의 영향을 받아 국내에서 바르트의 신학을 왜곡되이 전했기 때문입니다.

 

  메이첸은 근본주의 신학자로서 칼 바르트와 무척 앙숙 관계에 있었습니다. 1929년에는 미국 최고의 신학교인 프린스턴 신학교가 분열된 일이 있었는데 메이첸은 프린스턴 신학교를 떠나 웨스터민스터 신학교를 만드는 주역이 되었고 칼 바르트를 자유주의를 추종하는 신신학자로 매도하며 자신이 신봉했던 근본주의 신학이 정통신학이라고 강변했습니다.

 

  총신대 학장을 지낸 박형룡 교수는 바로 메이첸에게서 신학을 배운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는 유학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 후에는 메이첸의 사상을 그대로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박형룡 교수는 "한국의 메이첸", "제2의 메이첸"이라고 불리어졌습니다.

 

  박형룡 교수는 국내에서 주로 총신대 교수로 있었지만 부산의 고신대에서도 잠깐 교수로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장 합동과 고신은 박형룡 교수의 영향으로 칼 바르트를 자유주의 신학자로 보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칼 바르트가 서구의 교회에서는 개혁주의 신학자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국내에서 자유주의 신학자로 오해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국내에서 칼 바르트를 자유주의 신학자로 보고 있는 쪽은 주로 박형룡 교수의 영향을 받은 예장 합동과 고신 쪽입니다. 장로교 외의 교단은 아주 보수적인 곳이 아닌한 바르트를 자유주의 신학자로 매도하지 않습니다.

 

  또한 예장 합동과 고신에 속한 목회자나 신학자라고 해서 모두가 칼 바르트를 자유주의 신학자로 보는 것은 아니며 그들 중에서도 바르트에 대해 바른 이해를 하고 있는 사람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4. 바르트 신학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하려면

 

  바르트 신학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도모하려면 그의 신학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평을 들을 것이 아니라 직접 그의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사람이 바르트에 대해 쓴 글을 가지고 그것이 전부인양 생각하는 것은 학문적인 편견과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국내에 바르트의 저서를 번역한 책은 많이 있습니다. 몇 가지 들면 기독교서회에서 출판한 <교회교의학>, <말씀과 신학>, 한들출판사에 출판한 <로마서 강해> 크리스챤 다이제스트에서 출판한 <복음주의 신학입문> 등이 있습니다.

 

  아무튼 바르트의 신학과 그의 사상을 논하려면 먼저 그의 저서를 직접 읽은 후에 평가하는 것이 지당합니다. 바르트의 저서를 직접 읽어보지는 않고 단지 다른 사람의 글만 보고 바르트에 대해 비평하는 것은 공정한 판단이 될 수 없습니다.

 

  이상입니다. 부족하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2005년 3월 12일 * 샬롬방 신앙공동체(shalombang.com) 김경호 목사

출처 : 임순숙
글쓴이 : 꽃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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