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장 초기 논문들: 출현하는 새로운 무늬의 천
-고전적 이론에 기초를 둔 코헛의 초기 논문들의 작업들이 종국에는 자기심리학이란 새로운 천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초기 논문에서 반복적으로 다루어진 주제 (코헛 심리학을 구성하는 주된 내용)는
첫째 발생론적, 역동적, 심리 경제적 관점에 초점이 맞추어진 프로이트의 ★초심리학
둘째 ★자기애적 문제
셋째 분석상황에서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이다.
첫 논문: 도래할 사상들의 예고
-첫 논문은 “토머스 만의 작품을 분석한 [베니스에서의 죽음: 예술적 승화의 해체에 관한 이야기]”로 소설 속 주인공인 인기작가 아쉬벤바흐가 경험하는 정서적 타락을 다루었다.
코헛은 만의 소설을 자신의 첫 정신분석학적 논문의 주제로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초기 관심을 분명하게 보였주었는데, 이 논문은 나중에 코헛이 다루게 될 자기대상, 회복을 가져오는 이상화, 자기애적 격노, 자기-상태의 꿈, 파편화 상태와 자기응집성과 같은 개념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코헛은 주인공의 타락을 설명하면서 그것이 고전적 오이디푸스의 핵심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그는 아쉬벤바흐가 폭력을 휘두르는 그의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내적 갈등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이 갈등의 결과로 파괴적이고 강렬한 거세불안이 나타난 것으로 보았다.
-아쉬벤바흐는 무의식적으로 타지오라는 14세 소년에게 맹목적으로 빠져드는 것을 통해서, 타락에 빠지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였고 그 후로 그 소년과 강렬한 관계에 빠지게 되었다.
만은 이런 강렬한 관계를 이야기의 중심 줄거리로 삼았는데, 코헛이 그랬듯이 대상에 대한 이상화를 통한 강한 열망이 회복적 성격을 갖고 있음을 인식하였던 것 같다.
-아쉬벤바흐는 소년 타지오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화 요소를 통합하려는 그의 무의식적 시도는 실패했고, 예술과 취미에 관해 글을 쓰는 예술적 승화라는 방어를 통해 그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였다.
이에 대해 코헛은 프로이트의 고전적 이론에서 말하는 불안 (즉, 억압 장벽을 뚫고 전의식 체계로 침입하려고 위협하는 ★욕동의 산물)을 통제하기 위해 방어기제가 활성화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만의 이야기에서는 이런 방어기제가 실패했고, 아쉬벤바흐는 계속해서 퇴보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야기 결말 즈음, 아쉬벤바흐는 질서가 무너져 내리고 혼돈에 빠지는 꿈을 꾸게 된다.
코헛은 이 꿈을 자신의 응집성을 유지할 수 없는, 통합되지 않은 자아에 대한 무의식적 표현으로 이해했다. 이 꿈은 코헛이 나중에 자기-상태를 나타내는 꿈으로서 인식한 첫 사례가 되었다.
-코헛의 이해는 오이디푸스적 구성물을 중심주제로 다루고 있지만, 그는 일차적으로 아쉬벤바흐의 자기애적 취약성과 정서적 퇴화 경험에 관심을 기울였다.
나중에 ‘자기대상 유대’라고 부르게 되는 이런 현상에 대한 코헛의 인식은 계속 이어지는 아쉬벤바흐의 타락에 대해 논의한 각주에 나타나 있다. 또한 ★자기대상 개념은 코헛의 첫 정신분석학적 논문인 이 글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자기애적 상처에서 비롯된 격노에 대한 코헛의 예리한 통찰은 아쉬벤바흐가 타지오를 향해 파괴적 충동을 지녔는가의 여부를 고찰할 때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아쉬벤바흐는 그 자신이 아버지의 사랑을 바랬던 것처럼, 타지오를 사랑했다. 이에 대해 코헛은 ‘타지오를 향한 아쉬벤바흐의 파괴적 충동은 이차적인 것으로서, 그것은 그 소년과의 자기애적인 동일시 상태에서만 발동하였으며, 그러한 사랑을 대리자를 사용해서 즐기는 것은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코헛은 또 하나의 주요개념인 파편화에 대해서 다루었다. 코헛은 아쉬벤바흐의 파편화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것은 독자들에게 ‘이성이 훨씬 더 강력한 비이성적 힘에 무기력하게 굴복한다는 인상을 주었다...그의 도덕적이고 합리적 방어들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그의 진정한 동기에 대해 그 자신을 속일 필요도 그럴 가능성도... 없었다.’
-코헛은 자기 초기 사상을 그 당시에 유행했던 욕동-방어 심리학의 언어로 설명했으며, 후에 자신의 사상을 새로운 개념으로 설명했다.
음악에 관해서: 심리적 붕괴와 회복에 관한 초기 사상들
-코헛은 지그문트 레바리와 함께 두 번째 논문인 “음악을 감상하는 즐거움에 대하여”(1950)를 썼다.
이 논문에서 코헛은 심리 혼란의 경험과 회복의 욕구에 관련된 정서를 ★경제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코헛과 레버리는 고전적 정신분석학의 입장에서 음악청취의 기쁨은 ‘음악적 과제의 숙달을 통해 풀려나는 에너지’로부터 온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음악적 과제’를 숙달로 정의한다. 곧 음악의 구조를 인지하지 못하면 그것은 혼란스런 소음에 지나지 않지만, 그 구조를 깨닫게 될 때 숙달이 이루어지고 따라서 음악이 된다는 것이다.
-코헛이 1950년대의 ‘에너지’언어를 사용하여 음악청취에서 오는 즐거움에 대해 논하고 있지만, 그의 주된 관심은 에너지의 풀려남에 있다기 보다는 혼란스런 경험의 숙달에 집중되고 있다.
코헛은 심리적 혼란과 복구라는 양면을 모두 포함하는 회복적 기제가 음악을 청취하는 즐거움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다고 시사한다.
-음악 청취자는 긴장이 해소되는 기쁨을 경험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자신을 불협화음이라는 일시적 긴장에 노출시킨다. 코헛은 음악 청취자의 이러한 경험과 아이의 경험 사이에 유사한 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즉 아이는 ‘엄마의 부재가 주는 고통스런 경험을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어떤 것이 시야에서 “사라져버리는” 놀이를 즐긴다.’
전이에 대한 초기 고찰: 방어 대 욕구
-새뮤얼 립톤이 쓴 “치료과정에서 분석가가 갖는 기능”이란 논문의 논평에서 코헛은 경계성 환자의
★전이 문제를 다루었다. 그는 ‘이런 환자들이 보이는 즉각적인 반응을 전이로 볼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초심리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기존 이론으로 해명되지 못했던 문제들을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자기애적 경계선 환자가 드러내는 증상은 전이와 몇가지 공통요소를 갖고 있다. 그것은 반복된다는 것과 옛 대상과 새로운 대상 사이를 혼동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전이는 억압된 욕동인 ★원본능의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경계성 환자는 상처입은 자기애적 자아가 위안을 추구하는 것이다...[그 환자는] 현재의 삶에서 중요한 모든 사람에게 그렇듯이 분석가에게도 반동적으로 반응한다. 왜냐하면 그의 모든 심리적 작용은 자존감의 불균형을 회복하거나 유지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관심의 대상이 아닌 그 자신에게, 즉 자신의 상처받은 자아에게 자기애적으로 집중되어 있다.
(Kohut1951,162-164)
-여기에서 코헛은 평생 관심을 가졌던 세 가지 주제 중 두 번째 주제인 ★자기애를 자신의 연구에 도입하고 있다. 그는 자기애를 길들려져야 할 공격적인 세력이라기보다는 상처입은 자아가 외부적 근원에서 위안을 얻음으로써 회복에 도달하고자하는 시도로 보았다.
코헛의 탐구 방법
과학적태도
프로이트의 이론이 도그마로 취급되는 북미 정신분석학계에서, 코헛은 프로이트 이론에 대해 과학적 태도로 보완하는, 예외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코헛 자신은 죽음 본능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프로이트가 작업 가설로서 추상적 개념들을 창조하였으며, 그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그 개념을 수정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었다고 믿었다. 이런 진술은 코헛의 세 번째 관심 영역인 정신분석학의 탐구방법과 관계가 있다.
심리적 영역을 정의하는 요소로서의 공감
-“성찰, 공감, 정신분석학 : 관찰과 이론의 관계에 대한 검증”(1959)에서, 코헛은 정신분석학의 방법론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무엇이 심리적 탐구 영역으로 간주될 수 있는가를 정의하면서, 공감이 정신분석학의 유일한 자료-수집 도구이며, 경험이나 행위가 성찰과 공감을 통해 관찰될 때에만 그것이 비로소 심리학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와는 달리, 다른 모든 관찰 방식은 물리적 영역에 속한다고 한다.
-코헛은 서로 다른 관찰 방식에 근거한 이론들을 뒤섞는 것에 대해 경고한다. 특히 공감적 몰입을 통해 얻은 정보에 근거한 심리학 이론과 외부세계의 관찰에 근거한 생물학이나 사회학 이론을 혼합하는 것에 반대한다.
-자유 연상이 심리 내용을 드러낸다는 주장에 대해, 코헛은 자유 연상이란 성찰과 공감적 관찰 방식을 돕는 하나의 도구라고 본다.
-이 시기에 쓴 논문에서, 코헛은 고전적 정신분석학 이론을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는 초기 정신 구조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고, 공감적 탐구 방식을 이 연구에 적용하였다.
-코헛은 정신분석학의 영역이 초기 정신 상태의 연구로 확장되면서, 정신분석가들은 원초적 정신 구조를 이해해야 하는 과제, 곧 프로이트가 했던 정신 신경증의 탐구와는 다른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프로이트의 성찰 방법: 무의식이 추구하는 유아적인 힘과, 이것과 균형을 이루려고 하는 반대 세력에 대한 인식을 지향
프로이트 모델에서 분석가: 일종의 ‘낮 동안의 잔재물’이며, 무의식적 세력을 억압 장벽 너머의 전의식에로 옮겨놓는 역할
코헛의 성찰과 공감: 성찰과 공감을 통해 얻은 새로운 자료는 자기애적 상태와 경계선 상태에 관한 새로운 이론적, 기술적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다. 코헛은 이 자료가, 매우 빈약하게 구조화된 정신은 온전한 심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으로서 원초적 대상과 접촉을 유지하거나, 대상으로부터 분리하지 않으려고 고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한다.
코헛이 바라보는 정신분석가: 전이가 투사되는 화면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거절 받거나 또는 다른 해로운 경험으로 인해 믿을 만한 심리 구조로 변형되지 못한 어린 시절의 경험을 재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
-코헛은 자기애적 환자가 분석가를 초기관계의 틀 안에서 경험한다고 본다. 자기애적 환자들에게서는 원초적 관계가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하는데, 이것은 정신 신경증 환자에게서 갈등이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과 상응한다.
-정신 병리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공감적-성찰적 탐구 방법과 고전적 정신분석학 방법 사이의 차이점
을 보여주기 위해서 마약중독 환자를 예로 들어 심리 구조에 결함이 있는 환자의 심리적인 의존 현상을 설명했다.
이 환자는 자신을 달래 주는 능력도 평안하게 잠잘 능력도 없는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 잠드는 경험을 신뢰할 만한 심리 구조로 변형시킬 수 없었던 사람으로서, 그가 마약에 중독된 것은 마약을 상실한 갈등 조절 능력의 대체물로서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았다. 또한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중독자는 심리치료자에게 의존하면서 심리치료 상황에 중독될 수 있다고 보았다.
코헛은 이런 의존성을 고전적 의미의 전이와 구별해야한다고 하였다.
이런 의존성은 환자내면에 존재하는 전이 구조를 심리 치료자에게 투사한 것이라기보다는 내부 구조의 결핍에 기인한 환자의 달램을 받고 싶은 욕구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이런 욕구는 고전적 정신분석학의 치료 기법인 통찰에 의해 감소되지 않고. 자기의 의존성을 인식하도록 돕는 것이 주된 치료적 과제라고 생각했다.
환자가 일시적으로 자신을 지지해주었던 과대적 환상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여기서 ★과대 자기 개념의 전조를 볼 수 있다.
치료자에 대한 환자의 의존은 ‘치료자를 투사된 자기애적 환상의 수령자요 전능하고 마음좋은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는데, 이것을 통해 환자는 자기 자신을 보호한다’(1959,223-4쪽)고 하였다. 여기서 ★이상화된 부모 원상의 초기 개념을 발견하게 된다.
심리 구조에 대한 관심
-코헛은 “음악의 심리적 기능에 대한 고찰”(1957b)이란 논문에서 불안정한 심리와 음악의 관련성에 대해 논술했다. 명목상의 주제는 음악의 심리적 기능이지만, 사실상 이 논문은 원초적 자아 조직에 대한 그의 이해를 담고 있다.
원초적 자아 조직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정서적 응집성을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면서도 명확하게 정의된 신경증이나 정신증적인 증상을 보이지는 않는다고 서술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심리 경제적으로, 신경증 또는 정신증적 증상 형성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형태의 정신병리가 있다. 이런 사례들을 연구한 바에 의하면, 불충분한 자아 체계는 모든 갈등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다(Kohut 1957b, 245쪽).
또한 성격 구조의 문제를 가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고전적 치료 기법이 원초적인 자아 조직을 가진 환자의 치료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코헛이 발표한 일련의 초기 논문들 가운데 마지막 임상 논문에서 빅터 타우스크가 쓴 정신증에 관한 고전적인 논문인 “정신분열증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 기계’의 근원에 대하여”를 언급했다. 코헛은 분석가들이 정신증을 역동적․구조적 갈등의 관점에서 보거나 혹은 구조를 갖기 이전에 존재하는 심리 조직에 대한 심리 경제적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보았으며. 자신은 다음의 글을 통해 후자의 관점을 더 선호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심리 경제적]접근법이 내용 자체에 대한 초점, 예를 들면, 자위 충동에 대한 갈등에 강조점을 두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며, 타우스크의 논지에 더 잘 부합된다.
...자기애적으로 퇴행된 정신안에서 ,★대상 리비도의 환상이 쉽게 자극될 수 없으므로, 나는 환자의 꿈에 나타나는 ‘로봇’의 남근적 성질, ‘기계적 인간’, ‘시가 담배가게의 인디언’을 강조하기 보다는, 이런 인물들이 지니는 생명력 없음, 인간다운 따뜻함의 결핍과 낯설음을 더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Kohut 1957d, 260쪽)
여기에서 코헛은 이미 모든 환자를 바라볼 때 갈등 이론을 기본적인 틀로 삼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신 그는 보다 열린 태도로 심리 영역에 접근하고 있으며, 자신의 진단적 가설 형성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한 도구로서 ‘공감’을 사용하고 있다. 코헛은 상징적 진술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환자의 정서적 경험으로 침잠해 들어갔다.
응용 정신분석학의 방법
-‘기본 규칙(Basic Rule)의 틀을 넘어서’(1960)라는 논문에서 응용 정신분석학에 대한 개념 정의를 시도했으며 탐구 목표뿐만 아니라 이 영역의 자료 수집 방법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여기서 ‘기본 규칙’이란 분석받는 환자의 자유 연상에 대한 프로이트의 견해를 가리키는데, 그것은 환자가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을 억제하지 말고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헛은 이러한 프로이트의 견해에 대해, 분석가는 정신분석학의 원리를 다른 영역에 적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본 규칙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응용 정신분석학의 세 가지 문제
첫 번째 문제: 응용 정신분석학에 관심이 있는 분석가는 반드시 정신분석학과 자신의 연구 영역에 관한 튼튼한 기초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
두 번째 문제: 응용 정신분석학의 연구 방법의 문제이다.
코헛은 예술가의 작품에 정신분석학적 이해를 적용하는 것에는 심각한 어려움이 따른다고 하였는데,
이런 연구방법에서는 분석가의 해석과 환자의 반응 사이의 상호교류가 빠져 있다는 점, 예술가가 거짓 자기를 위해 자신의 작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세 번째 문제: 응용심리학의 일반적 목표에 관한 것이다.
코헛은 이 분야의 연구가 너무 자주 정신분석학의 중요성을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은박지로 사용되어왔다고 보았으며 ,이러한 탐구 자체를 환원주의적 비판에 노출시키게 된다고 하였다.
이같은 환원주의의 위험을 설명하기 위하여, 코헛은 에드워드 히치만(Edward Hitschman)의 「위대한 인간들 : 정신분석학 연구」(1956)에서 다루었던 알버트 슈바이처의 성격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해석을 인용한다.
히치만은 인물들을 이해하는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변천을 반복적으로 적용하였는데 슈바이처의 행동동기를 반동형성이라고 보았다. ‘나는 내 주변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고통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내가 아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고, 그것은 내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히치만은 이 진술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 ‘이런 그의 느낌은 일반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년기에서 유래한 무의식적 죄책감이 퇴행적으로 재활성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코헛은 이러한 히치만의 해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이 세계의 재난을 인식하는 예민한 통찰력과 고통당하는 이들에게 헌신하는 삶을 살겠다는 결단은 성숙한 자아의 자율적인 태도에 속한다. 차라리 이 물음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야 할 것이다. 이 사람은 어떻게 자신의 어린 시절의 위기를 극복하고 그의 이상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함으로써 기독교 문명이 심각한 위기를 맞은 이 시대에, 그의 존재만으로도 아주 많은 사람에게 영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었을까?(Kohut 1960, 289쪽)
⇒코헛의 초기 작업을 보면, 그가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들이 드러난다 : 초심리학, 자기애, 정신분석학의 탐구 방법이 그것이다. 이런 주제들은 최종적으로 안정적인 자기의 형성과 유지라는 주제로 모아지며 후에 자기 개념이라는 중심적 구조물로 발전된다.
코헛 심리학 용어 모음집
경제적 관점 (Economic point of view) : 심리적인 현상을 기술하기 위해 프로이트가 사용한 원리들 중의 하나로서 정서의 강도를 기술하고, 심리적으로 이런 정서들이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를 토의하는데 유용하다. 프로이트는 정서의 강도를 정신 기구에 의해 처리되는 에너지란 의미로 파악했다.
과대 자기 (Grandiose self) : 붕괴된 일차적인 자기애의 행복한 상태를 회복하려는 두 개의 본래적 시도 중의 하나를 나타내는 코헛의 개념. 과시주의, 자기 확장, 전능감으로 특징지어지며, 이러한 무의식적 형태가 정상적 발달 과정을 변화시키고, 최종적으로는 포부의 축을 세우는 에너지를 제공한다.
구조적 관점 (Structural point of view) : 프로이트의 심리 현상 기술 원리들 중의 하나로서, 구조적 관점은 마음을 자아, 원본능, 초자아라는 세 대리자로 구성된 기구로서 인식하며 이들 사이의 관계를 기술한다. 고전적 프로이트 이론에서는 이들간의 관계 자체를 하나의 갈등으로 본다.
대상 리비도 (Object libido) : 외부에 존재하는 사랑하는 대상에게로 향하는 성적 욕동의 에너지(리비도를 보라).
리비도 (Libido) : 성적 본능과 연관된 정신 에너지를 뜻하는 프로이트의 개념이다. 에너지의 양을 다루는 경제적 용어로서 욕구와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리비도는 내적인 정신 대상이 되는 표상이나 자기에게 투자될 수 있다. 리비도가 대상에게 투자되었을 경우 대상 리비도라 부르고, 자기에게 투입자 경우 자기애라 부른다.
억압 장벽 (Repression barrier) : 원래 프로이트에 의해 지형 모델의 일부로서 기술된 것으로 무의식 체계 속에 존재하는 세력의 침임을 반대하는 전의식 체계의 방어력의 결과로 보았다. 프로이트는 1923년 이를 삼중 구조 모델로 발전시키면서, 이 개념을 수정하여 억압 장벽을 원본능 세력들의 침입을 반대하는 자아 안에 존재하는 방어들의 집합체로서 이해하였다.
역동적 관점 (Dynamic point of view) : 프로이트가 심리 현상을 기술하기 위해 사용한 원리 중의 하나. 역동적 관점은 과거에 뿌리를 둔 심리적 세력들이 어떻게 개인의 현재의 사고, 환상, 소망, 욕구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서술하나.
욕동 (Drives) :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기본적 생물학적 힘을 표현하는 프로이트의 개념이다. 흔히 본능적 욕동이라고 일컬어지는 두 가지 욕동에는 성적 욕동과 공격적 욕동이 있다.
원본능 (Id) : 정신 기구에 속한 대리자 중의 하나로 완전히 무의식적인 성격 부분이며, 표출되려고 압박하는 욕동, 소망, 환상을 담고 있다. 고전 이론에서는 표출 압력을 가하는 원본능의 내용들이 갈등의 원인이 된다고 본다.
이상화된 부모 원상 (Idealized parental imago) : 코헛의 개념으로서, 붕괴된 일차적 자기애의 행복한 상태를 회복하려는 두 가지의 본래적 시도 중의 하나이다. 스스로 온전함, 안전감, 강건함을 느끼려는 개인의 노력으로서 애착 가능한 전능한 대상을 갈망하는 특징이 있다.
자기대상 (Selfobject) : 어린 시절의 양육자는 심리적으로 필수적인 자기대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자기대상 욕구를 제공하는 대상은 대상 자신의 특징적 존재로서보다는 상대방의 욕구 충족을 위해 기능하는 대상으로 경험된다. 코헛이 1977년(Cocks 1994)에 처음 하이픈(-)으로 연결되었던 자기-대상이란 용어에서 하이픈(-)을 빼기로 결정한 이유는 대상이 제공하는 심리적 기능의 면에서 자기와 분리된 존재로 경험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애 (Narcissism) : 자아나 자기에 리비도가 투입된 상태.
전이 (Transference) : 지형론적 모델 안의 한 체계와 다른 체계와의 관계를 기술하는 프로이트가 발달시킨 개념. 프로이트가 시도했던 본래의 개념화에서 전이란 무의식이 전의식 안으로 침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후, 이 개념은 많은 부가적 의미들을 띄게 되었는데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전이’의 의미는 아동기 대상과의 관계 경험에 유래하는 영향을 받고 있는 현재의 관계 경험을 기술하는데 사용된다.
초심리학 (Metapsychology) : 정신분석 이론을 형성하고 토의하기 위해서 사용된 매우 추상적인 개념적 도구. 일련의 이론적 전제와 전제들을 묘사하기 위한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 이 용어는 프로이트가 ‘정신’(mental)을 ‘의식’(conscious)과 동일시하는 개념 작업을 주로 했던 시기인 19세기 후반, 20세기 초의 과학적 심리학의 영향 때문에 이런 식으로 불리게 됐다. 프로이트가 관심을 기울였던 현상들은 무의식적인 것이어서 당시 ‘심리학의 영역 너머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었으며, 이런 의미에서 프로이트 심리학은 초심리학으로 불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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