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마지막 나라, 독일은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나라이다. 우리와 함께 분단국가에서 통일을 이룬 나라이며 ‘라인강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으로 대비하며 친근감을 가져왔다. 이외에도 철의 나라로 기계 산업발달, 유명 자동차 생산, 맥주의 나라, 중세 모습의 고성, 아우토반 등 다양한 특징을 가진 나라를 간다.
- 지리 와 기후 -
독일(Germany)의 총면적은 356,910㎦로, 한반도의 약1.6배가 된다. 국토는 동쪽에 폴란드와 체코, 서쪽으로 네덜란드, 프랑스, 남쪽으로 오스트리아, 스위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인구는 약 8,200만 명이다. 사용되는 언어는 독일어 이다. 이 나라의 수도는 베를린(Berlin)이며, 우리나라와 시차는 7시간이다.
기후는 4계절 내내 모든 종류의 옷가지를 준비하여야 할 정도로 다양한 기후를 나타낸다. 바다에 인접한 북부지방은 편서풍 영향으로 위도 상 높은 곳에 있어도 우리나라보다 춥지는 않다. 반면에 내륙지방은 겨울에 매우 춥다. 특별한 장마철은 없으며, 5월에서 10월사이가 여행하기에 적합한 시기이다.
- 프랑크푸르트 ( Frankfurt ) -
이 나라의 수도로 착각할 정도로 최대의 상공업 도시이며, 사통팔달의 교통의 요충지이다. 유럽중앙은행과 독일연방은행이 위치해 있으며, 독일에서 영업하는 외국은행의 3/4이 이곳에 위치해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폐허가 되었으나, 전후 역사적인 건물을 비롯해 도시 전체가 완벽하게 복구되었다.
- 숙박 과 음식 -
숙소는 시내에서 떨어져 공항이 가까운 지점에 있는 홀리데이 인 프랑크푸르트 호텔이다. 여장을 풀고 나가보니 주변이 전부 숲이라 음식점이나 편의점을 찾기가 힘들다. 도로에는 질주하는 차와 주유소뿐이다. 시내까지 대중교통 수단은 없고, 전차(Tram)을 이용하기 위 하여는 10분 이상을 걸어야한다고 한다.
아쉬움을 머금고 첫날은 일찍 들어와 쉬었는데, 다음날 듣게 되니 몇 명은 팀을 이루어 남녀 혼탕인 사우나를 다녀왔다고 한다. 말로만 듣던 현장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아깝다. 그 이후는 팀을 이루어 시내 구경 원정에 나섰다.
음식 문화를 대표하는 것은 소시지, 감자, 돼지고기, 맥주이다. 소시지는 수 백 가지 종류가 있고, 독일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요리이다. 소시지를 먹을 때는 미국이나 우리나라처럼 빵에 끼워먹는 경우보다는 딱딱한 호밀 빵, 마스타드 소스, 맥주 한잔과 더불어 소시지 자체의 맛을 즐긴다. 또한 맥주는 독일 국민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기에 여행객들은 필히 맛보아야 한다.
- 뢰머( Romer ) 광장 및 시청사 -
프랑크푸르트 구시가지의 중심지이며 중세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이곳은 관광객으로 항상 붐빈다. 최초의 박람회가 열렸던 장소이기도 하며, 현재는 각종문화행사가 개최된다. 광장 중앙에 있는 동상은 정의의 여신 ‘유스티아상’이다. 광장 가까운 곳에는 카페들이 많은데, 가벼운 식사도 가능하여 현지 식 점심을 했다.
1405년 시의 참의회가 3채의 귀족저택을 매입하여 시청사로 개조하여 사용했다. 그 중 가운데 가장 높은 집의 이름을 따서 ‘뢰머’라고 한 것이 오늘날까지 시청사를 지칭하게 되었다. 보통 독일어로 시청사를 지칭하는 말은 ‘Rathaus'라고 한다.
- 괴테 하우스 ( Goethehaus ) -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문호 괴테가 1749년 이곳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냈다.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그는 4층 건물인 이곳에서 ‘샤롯데’와의 슬픈 사랑을 경험삼아 자전적인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창작하였다. ‘파우스트’에 관한 소재 역시 이곳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 알테 오페르 ( Alteoper ) -
오페라뿐만 아니라 대중음악 다양한 종류의 음악공연이 펼쳐지는 이 도시의 대표적인 공연장이다. 때로는 회의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원래는 르네상스 양식으로 건축되었으나, 2차 대전 당시 폭격으로 완전히 파괴된 채로 방치되어 오다가 건립 100주년에 1981년 재건축 되었다. 일행은 인근에 있는 도이취 뱅크를 방문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 하이델베르크 ( Heidelberg ) -
프랑크푸르트에서 1시간가량의 거리를 ‘아우토반(Autobahn)’으로 신나게 달려 쉽게 도착할 수 있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 있고, 거의 폐허가 되어버린 고성, 옛 모습이 남아있는 구시가, 그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네카’강의 조화가 이도시를 낭만적으로 만든다. 인구가 13만 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이지만, 대학생 인구가 27,000명에 이르는 대학도시이다.
- 하이델베르크 성 ( Heidelberger Schoss ) -
몇 차례 전쟁으로 파괴와 재건축을 반복해오므로 건축 양식도 혼합되어있는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그리스교와 가톨릭교 간의 종교전쟁인 ‘30년 전쟁(1618-1648)’으로 성이 파괴되었으나, 전쟁 후 성을 복구한다. 그 후 ‘팔츠계승전쟁’시 프랑스군에 다시 파괴되었다가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재의 모습은 2차 대전 후 정비된 것이다.
성 지하에는 18세기에 제조된 세계에서 가장 큰 술통이 있다. 사진이나 이야기로는 상상하기가 곤란하고, 가서보면 매우 놀랄 만큼 대단한 크기이다. 높이 8m, 길이 9m, 22만L 용량의 거대한 포도주 저장용 술통이다. 약사 박물관도 있다.
- 하이델베르크 대학 -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이 대학은 1386년 팔츠 선거후 ‘루프레히트 1세’에 의해 설립되었다. 그 후 1803년 최초로 국립대학으로 결정된다. 이 대학의 명성은 19세기부터 알려지기 시작하여 명문대학이 되었다. 현재도 물리, 화학, 의학 등 과학 분야에서 높이 평가 받고 있으며 노벨상 수상자를 7명이나 배출하고 있다.
- 하이델베르크 광장 -
대학 주변을 둘러보고는 하우프트 거리 주변에 있는 그 유명하다고 소문난 학생주점 쉬펠 하우스를 찾았다. 독일 소설 황태자의 첫 사랑에 등장하는 술집으로 영화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한다. 이야기 속 황태자 칼 하인리히는 이곳 대학을 다니면서 이 주점 종업원 캐티와 이루어질 수 없는 눈물겨운 애절한 사랑을 나누었다 한다. 전통이 있는 술집으로 학생들이 붐비며, 벽은 온통 낙서로 도배를 한 듯하다. 맥주를 한잔씩 하면서 보니, 내부는 어둡고 좁아 오래 머물 수 없었다.
- 칼 테오도르 다리 -
‘칼 테오드르’에 의해 개축되어 그 이름을 따서 다리이름을 부르지만, 이곳 사람들에게는 ‘구 다리’라는 명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다리의 문 앞에는 ‘칼 테오도르’의 동상과 아테네 여신상이 있다. 이 다리에서 보는 하이델베르크 성의 모습이 제일 아름답다하여 관광객들은 필수적으로 들리는 코스이다. 우리 일행들도 함께 증명사진을 찍는다.
- 라인강 유람 코스 -
스위스의 산속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라인강은 전체길이 1,320km에 달하는 유럽에서 제일 긴 강중 하나이다. 강 유람코스는 통상적으로 ‘마인츠’에서 시작하여 퀼른이 종점으로 약 185km의 거리이다. 그러나 진짜 라인강 다운 구간은 70km 정도이고 나머지는 공장지대 등이라 한다. 대부분 관광객들은 전구간이 12시간 정도 소요되기에, 시간 절약을 위해 뤼데스하임에서 탑승하여 장크트 고아스하우젠에서 내린다.
- 뤼데스하임 -
유람선을 탑승하기 위하여, 버스로 ‘뤼네스하임’까지 간다. 이 도시는 과즙 맛이 강한 백포도주 생산으로도 유명하여 거리에는 와인 바도 눈에 많이 띄고 와인 저장고 같은 것들도 많이 보인다. 일행은 점심식사를 하고 승선하기 위하여 이도시의 명물인 ‘철새거리’로 들어갔다. 144m의 긴 골목 양쪽에는 술집과 음식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밤이 되면 밴드와 라이브 연주에 맞춰 손님들은 댄스와 게임을 즐긴다고 한다. 직접 만든 포도주를 시음하면서 즐거운 점심을 하게 된다.
- 라인강 유람선 탑승 -
날씨가 화창하고 맑기에 대형 유람선 갑판 위는 혼잡하다. 모두가 올라와 라인강의 강바람과 함께 멋진 풍경을 보면서 낭만을 즐기기 때문이다. 출발지가 포도단지로 유명하기에 처음에는 온통 강 옆의 언덕은 모두 포도밭이다. 포도밭이 지나고 나니, 산위에 여기저기 비슷비슷한 모양의 아름다운 고성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라인강의 기적은 우리가 해냈다는 듯이 유유히 흘러가는 화물선의 숫자가 유람선 보다 많다. 처음에 나타나는 성은 13세기 건축양식이라는 라인슈타인 성이다. 좁은 낭떠러지 위에 서있는 성으로 트리어 대사제의 성이었다 한다. 계속하여 많은 성들이 나오지만, 현재는 지난 세월이 말하여 주듯 폐허가 되어있다고 한다.
강 한가운데 있는 푸팔츠 성이 눈길을 끈다. 이곳을 다니는 선박의 통행세를 징수하기 위하여 14세기에 축성된 성이라고 하니, 옛날부터 세금 징수는 엄격하게 실시된 것을 보여 주는 듯하다.
- 로렐라이 언덕 -
유람선 구경 중 하이라이트라고 보아야 할 유명한 언덕을 본다. 관광 구간 중 2/3정도가 지나갈 무렵 미모의 여인이 노래 가락이 들려오는 듯 언덕을 돌아 선착장에 도착한다. 로렐라이 전설에 의하면 아름다운 목소리의 노래에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모두 넋이 나가서, 그만 절벽에 배가 난파되어 모두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정박하여 시간을 주기에 132m의 높지 않은 바위산을 오르면, 기대하였던 것과는 달리 소녀상만 있고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보면 라인강의 물줄기를 굽어 볼 수 있다. 경관이 매우 아름답기에 금발머리의 소녀가 저녁마다 절벽에 앉아 그렇게 사랑노래가 저절로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지형적으로는 강폭이 갑자기 좁아지면서 소용돌이가 치기에 배의 운항이 힘든 지역이라 한다. 그렇기에 사고도 많이 났겠지만, 주의하라고 그러한 전설이 내려오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전설은 19세기 문학가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가공의 이야기라고도 한다. 국내 보다는 해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부러울 따름이다.
- 기 념 품 상 점 -
뢰머 광장 부근에 있는 면세점에서, 마지막 날 선물 고르기에 나선다. 스위스가 ‘아미 나이프’라 하면, 독일은 ‘쌍둥이 칼’이라고 한다. 주부들은 모두 다 알고 있다는데 나만 처음 들어보는 것 같다. 집에서 사용할 것과 선물용 몇 개를 구입하는데, 칼 선물은 안하는 것이라고 한다. 꼭 해야 할 경우에는 칼 값을 다만 1,000원이라도 받아야 된다고 한다. 일단 돌아가서 생각해 볼 문제이다.
- 호프 레스토랑 -
하루 일정을 끝내고 저녁을 한 뒤 택시를 이용하여 시내로 나왔다. 우선 중앙역 부근의 한 호프집을 찾았다. 들어서니 넓은 홀에 만원을 이룬 사람들로 시끄럽다. 자리가 없으면 합석을 해야 한다는데, 우리는 한참을 기다린 후 같이 앉게 되었다. 세계 각지에서 맥주를 마시기 위하여 이렇게 한곳에 모여 있다.
이곳의 생맥주는 우리나라 맥주보다 알콜도수가 높으나 가격은 절반수준이다. 맥주가 맛있는 이유는 1516년에 제정된 ‘맥주 순수법’ 때문이라고 한다. 맥주를 생산하는데 있어서 효모, 호프, 맥아, 물의 자연원료 외에 방부제 같은 화학물질을 첨가하면 위법이다. 현재 독일에는 4,000여종의 맥주가 생산되고, 전 세계 맥주공장의 1/3이 독일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법 때문에 보관상의 문제로 수출이 되고 있지 않아, 브랜드는 널이 알려져 있지 않다.
-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떠나며 -
3박 4일 일정( 5. 30 - 6. 2 )의 독일여행을 끝으로, 서유럽 6개국 관광을 모두 마치고 귀국하는 날이다. 3개국 여행이 끝나고는 집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많이 났지만, 막상 돌아간다니 서운하기도 하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대한항공 비행기에 오르니 벌써 국내에 도착한 듯 포근함을 느낀다.
1991. 6 월 여행을 정리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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