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과 과격
文章以賁世, 或失之夸. 言議以扶世, 或失之激. -「質言」
문장으로 세상을 꾸미는 것은
간혹 과장(誇張)하는 데서 실수한다.
의론으로 세상을 붙드는 것은
간혹 과격(過激)함에서 잘못된다.
글쓰기는 과장과 겉꾸밈의 욕망을 절제해야 한다.
근사한 말, 화려한 표현보다
간결한 표현 속에 알찬 내용을 담아야 한다.
말만 그럴 듯 하고 내실이 없으면
처음 몇 줄은 혹해서 읽다가 중간에 걷어치우고 만다.
자기 주장을 펼쳐 세상을 바로잡는 것도 좋지만,
자칫 과격해지기 쉬우니 이를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말이란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거칠어져 외곬으로 빠져들기 쉽다.
상대의 의견을 품어 안으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견지하기가 더 어렵다.
덮어놓고 소리만 지르는 것은 어린아이도 할 수 있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일깨움을 주는 글
그 맛은 참으로 경쾌하다.
이것이 한문학의 매력이 아닐까
짤막한 경구(警句)를 통해 만나는 가르침은
결코 그저 잠깐의 보탬으로 끝나지지 않는다.
요즘 참 많은 작가, 작가들..
사탕같은 그들의 글이 가슴속에 오래 남지 못함은
바로 가벼운 감정을 움직이려는 군더덕이 많은 까닭일 것이다.
좋은 일, 착한 일 모두 들어 있는 그들의 글이
무릎을 딱 치게 만들지 못함은
겉꾸밈과 마지막에 내 놓는 카드..
바로 글 속에 어리석고 착한 사람이 접니다란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일을
글속에 남겨 놓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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