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회무화과나무 밑에서
하나님 인식에 대한 지적 확실성에 도달한 어거스틴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하나님 안에서 그의 마음이 더 견고히 서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세상의 것들을 쉽게 떠나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의 마음에는 심한 갈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때에,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심플리키아누스를 찾아가게 된다. 어거스틴은 심플리키아누스에게서 빅토리누스의 회심 이야기를 듣는다. 빅토리누스는 뛰어난 플라톤주의철학자였는데 성서와 심플리키아누스의 권면으로 교회에 나가게 되었고 여러 사람들을 앞에서 신앙고백을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기독교적 영향을 널리 끼친 사람이었다. 어거스틴은 빅토리누스의 회심이야기를 들은 후 자신도 그와 같이 전적인 하나님의 사람이 되기를 더욱 소망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의지의 왜곡에서 비롯된 습관의 폭력에 의해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행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어느 날, 어거스틴은 폰티키아누스라는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된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는데, 그의 집에서 바울의 서신을 발견하고는 기뻐하며 애굽의 수도사 안토니우스의 회심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또한 수도원과 수도사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회심하여 수도사가 된 두 명의 동료에 대해 말했다. 이 이야기는 어거스틴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돌아보아 자기의 죄를 깨닫게 하였다. 그러나 어거스틴은 여전히 습관의 흐름을 쉽게 끊지 못하여 주님을 온전히 따르지 못했다.
어거스틴의 내면의 갈등 상황은 그를 정원으로 들어가게 하였다. 그는 이러한 갈등 상황의 원인을 의지의 왜곡, 의지의 혼돈에서 찾고 있다. 어거스틴은 이러한 자신의 이해가 마니교도가 믿는 선과 악의 두 가지 본성 이해와는 전혀 다른 것임을 밝힌다. 즉 어거스틴은 사람이 무엇을 하려고 숙고할 때 하나의 영혼이 서로 상반되는 여러 의지 사이에서 헷갈리며, 이 헷갈림에 의해 내면의 갈등이 비롯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다. 어거스틴은 습관의 폭력에 얽매여 영혼의 병으로 앓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진리를 좇아 하나님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은 알았으나, 그의 육욕과 세상의 쾌락의 유혹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그는 내딛기 두려워했던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을 때 순결한 절제, 하나님의 선행적인 부르심을 듣고 유혹의 소리가 매우 작아졌음을 느낀다. 그러나 여전히 그 작은 소리는 어거스틴을 붙들었고, 따라서 그는 유혹의 소리와 절제의 부름 사이에서 처절히 논쟁하며 이상한 흥분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그 때, 그는 무화과나무 밑에 쓰러져 울며 자신의 죄에 대해 통회한다. 그러던 중 “들고 읽어라, 들고 읽어라.”는 아이들의 노랫소리를 듣고, 성서를 펼쳐 첫눈에 들어온 롬13:13~14 을 읽고는 마음의 회심을 체험한다. 이 체험을 어머니 모니카에게 이야기하고 모니카가 기도에 응답해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어거스틴의 고백에는 습관의 폭력의 무서움이 담겨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길로 가야하는 것이 옳은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아는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그 이유는 바로 의지의 왜곡에서 비롯되어 필연이 된 습관의 폭력에 얽매이기 때문이다. 어거스틴이 쇠사슬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죄의 속성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파멸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 쇠사슬에 끊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거스틴은 그것을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찾고 있다. 즉 우리를 조명하는 빛이신 하나님을 향할 때 그러한 것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제기되는 질문은: 어거스틴은, 습관의 폭력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유일회적인 것으로 보는 것인가, 아니면 끊임없이 하나님의 조명을 받아 매 순간 습관의 폭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보는 것인가? 더불어, 어거스틴의 구원이해 또한 유일회적 사건인가, 매 순간 끊임없이 일어나야하는 사건인가?
성어거스틴의 고백록
어거스틴의 세례와 모니카의 죽음
8권에서 회심을 한 어거스틴은 하나님의 종으로, 이전의 허망한 것들을 버리고 오로지 하나님을 쫓으며 하나님 안에 거할 수 있게 된 것을 기뻐한다. 그리고 혀를 사용하여 거짓말을 일삼았던 교수직을 그만두고 싶어 한다. 그 때 마침, 어거스틴은 폐가 약해져 호흡을 하기가 힘들게 되는데, 어거스틴은 학교를 그만 둘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생겼음을 다행으로 여긴다. 그러나 어거스틴은 방학이 될 때까지 인내하기로 결심한다.
곧이어, 어거스틴 일행에게 별장을 빌려 준 베레쿤두스의 회심과 죽음, 네브리디우스의 회심을 언급한다. 어거스틴은 그것을 대단히 기쁘게 여기며, 베레쿤두스의 죽음에 깊은 애도와 기도를 올린다. 드디어 방학이 되자 어거스틴과 일행은 카씨키아쿰에 있는 베레쿤두스의 별장으로 간다. 거기서 친구들과 학문적인 대화를 나누고 하나님께 향한 자신의 독백을 정리하여 책을 쓴 것과, 그 곳에서 하나님이 자신의 정신세계와 마음을 다듬으셨던 것, 그리고 알리피우스를 회심시키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다. 그러면서 참 행복은 불변하시는 하나님 안에서만 누릴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자기가 치통을 겪었다가 중보기도를 통해 치유받은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영과 육을 치유하시는 하나님을 고백한다.
어거스틴은 방학이 끝나자 수사학 교수직을 그만둔다. 그리고 세례를 받기 위해 다시 밀라노로 온다. 어거스틴은 아들 아데오다투스와 알리피우스와 함께 세례를 받고 과거의 그릇된 생활에 대한 불안이 전부 사라졌음을 경험한다. 그리고 밀라노에서 찬송이 불려지기 시작한 유래-유스티나에 의한 암브로시우스의 박해를 막기 위해 교인들이 모여 철야를 하던 중, 동방교회를 본받아 교인들이 찬송을 부름-를 이야기한다. 또한, 암브로시우스의 꿈에 의해 게르바시우스와 프로타시우스의 유골을 발견하여 사람들이 병고침을 받고 소경이 눈을 뜨는 기적이 체험되면서 암브로시우스에 대한 박해가 멈춘 일을 회고한다.
이제는, 어거스틴의 어머니 모니카에 대한 회상이 계속 이어진다. 모니카는 어린 시절, 술을 조금씩 맛보다가 나중에는 술을 좋아하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는데, 하녀의 질타를 통해 그 습관을 단절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모니카는 남편에게 순종하면서도 지혜있게 행동하여 화목한 부부로 남았음을 말한다. 어거스틴과 그 일행이 모니카와 함께 아프리카로 돌아가던 중, 오스티아에서 어거스틴은 모니카와 함께 신비체험을 하게 된다. 하나님의 지혜와 접촉한 것은 비록 매우 짧은 순간 이었지만 하나님을 직접 대면한 것으로 매우 강력한 것이었다. 이후, 모니카는 열병으로 눕게 된다. 그녀는 원래 고향에 묻히기를 원했던 사람이었지만, 믿음이 성장하여 임종에 이르렀을 때는 어디에 묻히던 상관이 없고 다만 자식들에게 자신을 주님의 제단에서 기억해주기를 요청한다. 이 말을 남기고 모니카는 세상을 뜬다. 어거스틴은 겉으로는 태연했으나 그 마음에는 이중적인 슬픔으로 괴로워했으며 결국 홀로 울었던 일을 회상한다. 이어서, 하나님께 어머니와 아버지를 긍휼히 여겨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하면서 9권을 마친다.
어거스틴은 9권을 쓰는 내내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 고백한다. 즉 자신이 회심하게 된 것과 세례를 받게 된 것, 어머니와 함께 했던 신비체험, 어머니의 죽기까지의 과정 등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계획하심에 따른 것임을 고백한다. 어거스틴에게 그러하셨던 것처럼, 나의 삶에도 은밀히 개입하시어 내 삶을 이끄시는 주님의 은혜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9권을 읽는 동안, 어거스틴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행복과 기쁨을 누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과연 그 기쁨이란 어떤 것일까...? 내가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인지 아직 그렇게 깊은 체험은 하지 못했다. 여전히 돈과 명예와 욕망을 채우는 일들이 더 흥미롭다. 그러나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누리게 될 그 날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은 막막하지만, 주님께서 내 마음에 주신 인내를 가지고 주의 말씀을 묵상하고 진리를 추구하면서 나를 온전히 변화시키실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할 것이다. 그 때, 주님 안에서 누리는 참된 기쁨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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